(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본격적인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둔 관망 심리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기대 속에서 경제 지표도 긍정적으로 나와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의 경제 지표 호조에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데 따른 고점 인식과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외국기업이 자국 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외국기업이 중국 내 법인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풀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전일 중국과 무역 합의 강제이행 방안에 대해 대폭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합의 이행을 점검할 사무소 설치 등에 양국이 합의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19만6천 명(계절 조정치)으로 떨어졌다. 이는 1969년 10월 이후 약 50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다. 시장이 예상한 21만 명 증가보다도 큰 폭 적었다.

미 노동부는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6%(계절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3% 상승도 큰 폭 상회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약화한 물가 압력이 회복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키웠다. 이는 경기회복 기대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경기 둔화 우려는 경감됐으며, 미국경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물가가 연준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점은 우려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경기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지난해보다는 둔화했으며 금리 정책에서 인내심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연준 정책이 올바른 위치에 있다며, 현 금리 수준에 만족감을 표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11포인트(0.05%) 하락한 26,143.0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11포인트(0.0%) 상승한 2,888.32에 거래를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89포인트(0.21%) 내린 7,947.3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주요 기업 실적 전망과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본격적인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둔 관망 심리가 시장을 지배했다. 다음날 JP모건체이스를 필두로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한다.

팩트셋 등에 따르면 1분기 S&P500 포함 기업의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이상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 3년 만의 첫 실적 감소로, 시장이 나빠진 실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장 초반에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 등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구체적인 협상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됐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점도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줬다.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19만6천 명(계절 조정치)으로 떨어졌다. 이는 1969년 10월 이후 약 50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다. 시장이 예상한 21만 명 증가보다도 큰 폭 적었다.

고용시장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영국의 브렉시트 기한이 오는 10월 말로 재차 연기되면서, 이른바 '노딜' 발생에 대한 우려는 줄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하지만 브렉시트 논란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영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0.8% 하락하면서 시장 전반에 부담을줬다. 다음날 실적 발표를 앞둔 JP모건 주가는 0.8% 올랐다.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0.88% 올라 가장 선전했다. 반면 기술주는 0.12% 떨어졌고, 건강관리 분야는 1.21%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결과에 따라 증시가 방향을 달리할 것으로 봤다. 이미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실적 부진에도 시장이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드벤 수석 주식 전략가는 "시장은 다음 주 기폭제를 기다리면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성장이 다소 둔화했지만, 이는 또 연준을 더 조심스럽게 만들어 시장에 안도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 실적 전망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낮아졌다"면서 "기준점이 낮아진 만큼 실적 발표가 오히려 상승 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0.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11% 하락한 13.0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3bp 오른 2.502%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2bp 상승한 2.937%를 나타냈다. 최근 3주 이내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7bp 오른 2.35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2bp에서 이날 14.8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을 주시하는 가운데 경제 지표 호조에 하락 폭을 확대했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6%(계절조정치)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 0.3% 상승도 큰 폭 상회했다.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하면 PPI는 0.3%로 완만하게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소프트 패치 이후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오르는 신호라고 인식했다.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의사록에서 확인됐듯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갑자기 가파르게 튀어 오르지 않는 한 올해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탄탄한 고용시장, 완만한 인플레이션 등을 볼 때 미국의 경기 확장은 지속하고, 침체 가능성은 줄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에서 조만간 침체가 나타나리란 어떤 암시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과 무역협상 실행 메커니즘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말해, 무역협상 관련 분위기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무역 합의사항 이행 부분은 협상 마지막까지 대립한 주요 문제 가운데 하나다.

미국과 중국 무역 관계의 불확실성이라는 먹구름으로 인해 기업들의 낙관론과 글로벌 성장이 꺾였던 만큼, 이 부분이 해결되면 국채수익률은 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

맥쿼리 분석가들은 "재무장관 발언 등은 낙관론에 힘을 실어준다"며 "무역과 제조업에서 더 뚜렷하게 소프트 패치가 나타나고 있는 유럽 등에는 더 그렇다"고 설명했다.

특히 30년물 등 장기물 매도세에 저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이날 실시한 170억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는 탄탄한 수요가 확인됐다. 새로운 국채 공급은 기존 국채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경제를 낙관하며 연준의 통화 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불러드 총재는 연준의 금리 정상화는 성공적이었고 끝났다고 덧붙였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트먼트의 도널드 엘렌버거 멀티섹터 전략 대표는 "비둘기 연준은 주가가 왜 좋은 흐름을 보이고 국채수익률이 왜 안정적인지를 설명해준다"며 "지금은 상황이 복잡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6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964엔보다 0.676엔(0.61%)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59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725달러보다 0.00128달러(0.11%)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72엔을 기록, 전장 125.09엔보다 0.63엔(0.50%)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3% 상승한 97.144를 기록했다. 나흘 만에 반등했다.

탄탄한 고용시장과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확인되며 미 경제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이 낮아진 가운데, 이날도 주요 통화들은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캠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칼 샤모타 외환 전략 디렉터는 "매우 낮은 실업청구 수치와 비교적 강한 PPI 숫자에 힘입어 달러가 상승했다"며 "전반적인 지표에서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낮아졌고, 달러로의 투자자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BMO 파이낸셜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 유럽 대표는 "레버리지 자금 포지션이 여전히 달러 강세를 피하는 쪽이지만, 많이 바뀌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글로벌 성장 위험을 우려하는 한 지표 의존적인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달러는 심리적 저항선인 1.13달러대를 앞두고 하락했다. 유로는 최근 전반적인 달러 약세 덕분에 강세를 보였다.

샤모타 디렉터는 "브렉시트 우려와 ECB의 점점 더 강해지는 비둘기스탠스가 유로와 파운드에 모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갈로 대표는 "FX 옵션시장의 저 변동성 역시 당분간 유로를 잘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유니크레딧 분석가들은 "ECB가 필요하다면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는 힌트를 주면서 유로-달러가 하락했지만, 곧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로존 선행 지표가 바닥을 친 만큼 유로-달러가 3분기까지 1.15달러, 연말까지는 1.18달러로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기한이 연기돼 노딜 브렉시트 우려는 덜었지만, 파운드는 소폭 하락했다. 장중 파운드-달러는 1.30달러 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200일 이동평균선은 지지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브렉시트 기한을 오는 10월 31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시기를 오는 12일에서 6월 30일로 늦춰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보다 4개월 늦은 10월 말로 기한이 미뤄졌다.

ING의 크리스 터너 외환 전략 대표는 "기한 연장으로 기업의 자신감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아, 파운드화 상승 여력 역시 제한될 것"이라며 "새로운 10월 기한을 앞두고 보수당 지도부 변화 가능성이 커져, 유로-파운드가 0.85파운드 수준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BBH 분석가들은 "어떤 쪽도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도출됐다"며 "소프트 브렉시트의 종착점이 가까워져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6개월이 남아있지만, 정치권이 다시 벼랑 끝에 설 수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메이 총리는 점점 더 회의적으로 변한 의회에 최근 합의안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3달러(1.6%) 하락한 63.5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산유국 감산에 따른 수급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유가가 최근 큰 폭 오른 상황에서 향후 원유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우위를 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IEA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가 여전히 향후 원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적정한 유가 수준에 대한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IEA는 다만 올해 원유 수요 증가 규모는 하루평균 140만 배럴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IEA에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월 산유량은 전월보다 하루평균 55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큰 폭 줄었다.

이는 전일 나온 OPEC의 정례보고서 결과와 흡사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 감산과 베네수엘라 및 이란 등의 비자발적 생산 감소는 최근 유가를 지속해서 끌어 올린 요인이다.

여기에 리비아와 알제리 등에서도 정치 불안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베네수엘라 등의 산유량이 큰 폭 감소하면서 감산 합의 기간인 오는 6월 이후 산유국의 생산량이 다시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진단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일부 외신은 산유국 정책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산유량이 추가로 줄어든다면 OPEC이 오는 7월부터 산유량을 다시 늘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추가 감산은 시장을 과도하게 타이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비(非)OPEC 산유국을 이끄는 러시아도 최근 추가 감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공급 축소 부담이 지속해서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삭소 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대표는 "사우디가 지속해서 공격적으로 산유량을 줄이는 한 시장이 타이트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지금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 OPEC이 선제적으로 산유량을 늘려서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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