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달 들어서만 4곳의 은행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현장 중심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3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이번 주에는 NH농협·신한·KB국민은행을 차례로 방문했거나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 2주 만에 4군데의 은행권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농협·신한은행의 경우에는 각 은행의 핀테크 랩 개소식을 찾았다. 최 위원장은 우리은행의 디벨로퍼랩, 농협은행의 디지털혁신캠퍼스, 신한금융의 퓨처스랩을 찾아 공간을 직접 둘러보고 입주한 핀테크 업체들과 질의응답을 나누기도 했다.

각 랩에 입주한 기업으로 따지면 이 기간에 만난 핀테크 업체만 87개다.

최 위원장의 현장 행보는 금융 애로사항이 있는 전국 각지로 이어진다.

이번주에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의 은행과 보험 지점을 방문해 피해지역 현장을 살뜰히 챙기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0일 속초시와 강릉시를 찾아 NH농협은행 속초시지부와 한화손해보험 강릉지점에서 금융권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 위원장은 산불피해 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출금 상환유예, 만기 연장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부터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자동차산업과 조선업 현장을 차례로 찾아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더 바쁜 행보다.

최근 들어 정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금융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해 11월 은행장들을 총리공관으로 초대해 정부 정책에 대한 금융인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민병두 정무위원장도 금융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맞물려 최종구 위원장도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는 물론 카드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각각의 금융업계와 시장의 목소리를 직접 챙기고 있는 셈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했고 지난 3월에는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비공식 조찬 회동도 가졌다.

금융수장의 잇따른 시장 친화적 행보는 정부가 금융권의 목소리를 직접 챙기겠다고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더욱이 금융당국의 입장에서는 원활한 금융정책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금융사들과 원활한 관계설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취임 후 외부 행사가 부쩍 늘어났다는 것은 시장의 의견을 많이 듣고자 하는 적극적인 행보"라며 "내부에서 간담회를 할 때도 금융업계와 금융시장의 의견을 경청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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