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에서 돼지에게 콜레라 증세를 일으키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농가를 습격하면서 전 세계 물가가 예상치 못하게 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CNBC는 최근 중국에서 급속히 퍼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피해규모가 중국 정부의 통제 범위보다 훨씬 클 수 있다며 이번 위기로 돈육 수급이 어그러져 전 세계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12일 보도했다.

앞서 이번 주 초 중국 농림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현재 효율적으로 통제되고 있다"며 피해 건수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 관영 언론을 통해 돼지와 돈육 공급 또한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돼지열병이 돈육 공급에 미치는 심각성을 축소해서 발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가격의 안정도 문제지만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체면을 세우거나 수세에 몰리는 것을 피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미국 투자기관 INTL FC스톤의 앨런 수더만 수석 상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 있는 우리 측 사람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계속 퍼지고 있고 중국 정부는 다른 나라가 이 같은 상황을 알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더만 수석은 "지금 추세는 매우 지독한 상황"이라며 "돼지에게 주는 사료량이 최소 40% 급감했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 정도가 심한 곳은 50% 넘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가 폐사하는 한편 감염을 우려한 돼지 사육업자들이 일부라도 돈육값을 보전하기 위해 미리 돼지를 상품화한 것이 이 같은 현상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수더만 수석은 "해당 수치가 40% 감소했다는 것은 연간 기준으로 북미와 남미 대륙에서 매년 생산하는 돈육보다 더 많은 고기의 생산능력이 없어졌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돈육 가격은 공급 부족으로 이미 달리고 있다.

지난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6월물 돈육 선물 가격은 50% 넘게 폭등했다. 중국에서 돼지열병이 발병한 데다 미·중 무역협상으로 미국에서 돈육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 투기세력이 베팅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 육류의 28%, 그 가운데 돈육은 49%를 소비하는 '큰손'이다.

애로우스트림의 데이비드 말로니 부사장은 "중국이 미국산 돈육에 대한 관세를 가까운 시일 내에 낮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국산 돈육의 중국 수입량이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미국 닭고기와 쇠고기 수출량 또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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