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고채 5년 금리가 기준금리를 위협할 수준까지 내린 가운데 향후 통화정책이 어느 방향을 향할지 주목된다.

5년물은 트레이딩에 자주 사용되는 구간으로, 해당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에 머무는 것은 채권시장의 기대가 인하로 크게 쏠렸다는 의미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5년물의 최종호가수익률은 1.760%를 나타냈다. 기준금리(1.75%)를 단 1bp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28일에는 1.703%까지 떨어져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통상 만기가 길어질수록 채권금리가 높게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얼마 후 금리 인하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06년부터 5년물 금리는 기준금리를 대략 여섯번 정도 밑돌았다. 이 중 다섯 차례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어질 때였다.

눈길을 끄는 것은 2008년 4월이다. 이때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진행 중인 가운데 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금통위가 금리 인상 깜빡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당시 기준금리는 2007년 8월 5.00%로 인상된 후 동결이 이어졌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유입되자, 5년물 금리는 2008년 4월 4.960%로 떨어져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8년 6월에는 5.980%까지 치솟아 기준금리와 격차를 100bp가량 벌렸다.

국내 경기는 여전히 둔화세를 보였지만, 유가가 급등한 데다 롱(매수) 포지션을 잡았던 기관들의 손절매 물량이 쏟아져 약세가 가팔라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2008년 8월 기준금리를 5.25%로 인상하며 시장 금리와 비슷한 궤적을 보였다. 금통위는 인상 근거로 물가 급등 우려를 들었다.

하지만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을 기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고, 분위기는 다시 바뀌었다. 금통위는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기준금리를 무려 325bp 인하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역캐리 상황에서 금리 인하까지 버티는 게 만만치 않다"며 "시장은 한은을 믿지 않는 분위기인데, 결과가 어찌 될지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
 

 

 

 

 

 

 

 

 

 

 


[국고채 5년 금리(적색)와 기준금리(흑색)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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