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언젠가 한진(韓進)그룹의 사명이 한민족(韓民族)의 전진(前進)을 의미한다고 말씀하시던 때가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12일 발표한 추도사에서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사명이 지어졌다는 그 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돌이켜보면 회장님은 대한민국의 길을 여신 선도적인 기업가였다"며 "지난 45년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황무지에 불과하던 항공·물류산업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술도 자원도 자금도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회장님의 열정을 꺾진 못했다"며 "평생을 실천한 수송보국(輸送報國) 정신 덕분에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물류 선진국이 됐고, 이를 바탕으로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또 조 회장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신 민간 외교관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민간 외교의 장에는 항상 조 회장이 중심에 서 있었고, 세계 기업인들과 함께 한국경제의 미래를 고민했다"며 "기업은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하며 한미 재계회의, 한불최고경영자클럽 등 국제 경제 협력의 선두에 있었다"고 했다.

허 회장은 이어 "조 회장은 "나라와 국민이 무엇보다 우선이었던 애국자였다"고 했다.

그는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언제나 발 벗고 나섰다"며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거의 모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만나 평창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지구 16바퀴를 도는 그 열정 덕분에 국가적 숙원 사업이었던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궂은일도 마다치 않고 소임을 다했다"며 "국가를 위해 끝까지 헌신하시던 당신을 우리는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허 회장은 "조 회장은 문화와 스포츠를 사랑한 예술가였다"며 "회장님께서 프랑스 루브르 등 세계 3대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성사시켰다. 덕분에 우리는 세계적으로 유서 깊은 유물들을 우리나라 말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허 회장은 "또 대한체육회, 대한탁구협회 등을 이끌며 국민들이 보다 쉽게 스포츠를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어 조 회장이 "우리 사회의 따뜻한 어른이었다"고 했다.

그는 "소외된 이들에게 회장님의 따뜻한 손길이 닿아 있다"며 "재해로 고난을 겪는 이들, 왕래가 불편한 도서지역 주민들을 살피시면서 많은 지원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을 넘어 제 3세계 국가에 이르기까지 봉사와 희생으로 어려움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회장님께서는 떠났지만 회장님의 뜻은 우리 경제인들의 가슴속 깊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그 뜻을 소중히 이어받아 한국경제의 재도약과 국가 발전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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