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달 말부터 열흘간 이어지는 일본의 '골든위크'를 앞두고 글로벌 외환과 채권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일본 금융시장은 오는 27일부터 내달 6일까지 총 10일간의 황금연휴를 맞아 폐장한다.

이번 연휴는 평소와 달리 일왕 즉위일(5월1일)과 그 전후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크게 늘어났다. 내달 3일(헌법기념일)과 4일(녹색의 날), 5일(어린이날·일요일)도 모두 공휴일이고 6일은 대체 휴일로 지정됐다.

엔화를 둘러싼 외환시장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엔화는 급격한 움직임에 더욱 취약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마켓워치는 "과거 역사를 볼 때 이번 황금연휴는 유동성 고갈과 함께 외환 트레이더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RBC 캐피탈마켓의 아담 콜 수석 외환 전략가는 "얇은 유동성과 일반적인 월말 자금 흐름에 더해 외환시장은 이달 말에 또 다른 유동성 이벤트를 맞는다"며 "황금연휴가 끝날 때까지 일부 달러-엔의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과거 일본의 황금연휴 기간에 달러-엔은 평균적으로 0.3% 하락했는데, 최근 2년을 제외하면 낙폭은 매우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움직임은 일본 수출기업의 선물환 매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 달러-엔은 지난 15차례의 황금연휴 가운데 아홉 차례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다섯 번은 낙폭이 1%를 넘었다.

콜 수석 전략가는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이 잠재적인 환율 변동에 선(先) 헤지에 나선다"며 "해외 이윤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기업들의 엔화 매수세로 외환시장의 유동성 문제와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동성이 크게 얇은 상황에서 수출 기업의 엔화 매수세는 달러-엔의 급격한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황금연휴는 짧았고 비연속적이었다"며 "이번은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어 기존의 엔화 약세 관측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으로 채권시장은 이번 연휴가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PGIM 픽스드인컴의 로버트 팁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휴 기간에 어떤 거시 경제적 변화가 없는 이상 채권시장은 평소와 같을 것"이라며 "(연휴가 끝나면)이전 그대로의 상태에서 재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휴 중인 내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지만, 금리동결이 확실시되고 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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