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이민재 정윤교 기자 =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자구계획을 강도높게 비판했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채권단과의 추가 협의 결과를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채권단이 금호의 자구계획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만큼, 향후 협의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최 위원장은 12일 오후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도 (금호가 제출한) 자구계획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다만, 향후 자구안에 담겨야 할 내용 등을 묻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제가 지금 더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 기다려달라"며 말을 아꼈다.

전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가 지난 10일 제출한 아시아나공 자구계획에 대해 사실상 '퇴짜'를 놨다.

사재출연·유상증자 등 기존 대주주의 희생을 동반하는 대안이 부족했던 만큼,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또 "금호 측이 요청한 5천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9곳으로 구성된 채권단 회의에서도 대부분이 금호 측의 자구안에 강력한 반대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조 회장의 빈소를 찾은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새로운 자구안이 제출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 사장은 "자구안과 관련해 성실히 협의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며 "몇 주 내에 다시 자구안을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금호 측은 지난 10일 박삼구 전 회장의 아내와 딸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8%를 추가로 담보로 제출하는 방안 등을 자구계획에 담아 5천억원의 신규 자금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했다.

아울러 3년간의 경영정상화 기간 이후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에도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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