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美ㆍ멕시코 현지법인 현장방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이달 초 미국 현지 금융당국 관계자와 회동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행장은 이달 초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미국과 멕시코를 찾았다.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이었다.

지난해 말 신한은행은 미국 뉴욕금융감독청(DFS)의 자금세탁방지(AML) 정기감사를 받았다. 이에 진 행장은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DFS 관계자를 만나 신한은행이 준비 중인 해외점포 AML 정책을 설명했다.

특히 뉴욕 현지법인과 지점은 본점 차원에서 준법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도 피력했다.

현지 직원들에게도 뉴욕의 AML 업무가 본점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언급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미국 금융당국의 AML 감사가 정치권 이슈와 맞물려 은행의 가장 민감한 사안이 된 지는 오래다. 이미 김도진 기업은행장과 이대훈 농협은행장도 수차례 미국 금융당국을 방문했다. 금융당국조차 본점 차원의 전사적인 대응을 강조하며 행장이 직접 커뮤니케이션에 나설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진 행장이 취임 후 일주일 만에 미국 금융당국을 방문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진 행장은 취임 전부터 최우선으로 방문해야 할 곳으로 미국 뉴욕의 현지법인과 지점을 손꼽아왔다. 그만큼 어려워서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지난해 25억4천7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과거 뉴욕조흥은행과 캘리포니아조흥은행이 합병돼 설립된 이 법인은 2011년 이후 매년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하지만 미국 금융당국이 AML을 비롯한 내부통제시스템 강화를 주문하며 유지를 위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최근에는 유상증자를 실시,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결국 8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멕시코신한은행도 1억1천6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초기 비용 탓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진 행장은 멕시코에서도 현지 금융당국을 찾아 아낌없는 지원을 부탁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과 멕시코가 해외 현지법인 중 가장 어렵다는 판단에 직원들을 격려하고자 우선으로 찾은 것"이라며 "미국은 효율성과 가성비만으로는 따질 수 없는 지역이고, 은행권에서 처음 진출한 멕시코 역시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진 행장의 첫 해외 출장은 '국제통'인 그의 경영철학을 가늠할 수 있는 행보다.

SBJ은행 설립 멤버인 진 행장은 평소에도 미국과 일본 등 기축통화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통화 안정성이 약한 국내에 자금을 조달해 줄 수 있을 정도로 기축통화 지역에 똘똘한 채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게 진 행장의 지론이다.

미국과 멕시코 현지 금융당국을 최우선으로 다녀간 진 행장은 당분간 국내 영업현장을 다독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대전과 충북 지역을 시작으로 호남,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지역을 이달 중으로 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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