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올해 들어 은행 대출 연체율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앞으로도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체율 상승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관련 지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보다 0.07%포인트(p) 오른 0.52%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구분 없이 전 부문에서 연체율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중소기업대출(0.10%p),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0.08%p), 개인사업자대출(0.06%p)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이 같은 은행 연체율 상승은 경기 부진과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대출자의 채무 불이행 위험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은행의 대출 태도가 보수화하면서 차주에 대한 채무상환 압박이 증가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용대출에 대한 대출 태도 보수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연체율 상승폭도 신용대출에서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연체율 상승세가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제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주택가격 조정 등으로 가계대출 재조정이 활성화될 경우 연체율 상승곡선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체율을 비롯해 은행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2월 말 국내 은행 연체율 현황에서 중소기업대출을 제외한 대부분 대출의 연체율이 전년 대비 상승한 점은 앞으로 주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체율 상승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를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란 의견이 우세하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은행 연체율은 상승 중이지만 절대치의 수준은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다"며 "연체율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엔 이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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