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부자, 이동걸 회장 만나 매각 의사 전달

M&A 종결까지 한창수 사장이 경영키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방침을 확정했다.

금호아시아나는 15일 오전 금호산업 이사회를 열고 미래발전과 1만여 임직원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삼구 전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의 면담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금호는 이사회를 거쳐 아시아나항공 매각안을 포함한 수정 자구계획을 채권단 앞으로 제출한 상태다.

금호는 향후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매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금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다"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이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이날 금호 측이 제출한 수정 자구계획을 접수했고 밝혔다.

수정 자구계획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매각하고,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는 금호산업(지분율 33.47%)이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의 별도 매각은 금지하나, 인수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별도로 합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주에 대한 동반매도청구권과 아시아나의 상표권 확보 등을 협조하겠다는 기존 내용도 다시 포함됐다.

박 전 회장의 아내와 딸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8%가 담보로 제공된다는 점도 동일하다.

아울러 금호 측은 금호타이어 담보 지분을 해지할 경우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이 보유한 42.7%의 금호고속 지분도 담보로 제출할 계획이다.

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못 박았다.

인수·합병(M&A)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한창수 사장이 경영한다.

금호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한 것은 기존 자구안으로는 5천억원에 이르는 자금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우려와 제시된 재무약정 이행 기간(3년)이 과도하다는 채권단 안팎의 비판이 이어진 데다, 오는 25일 600억원의 회사채 만기 대응 등의 이슈가 임박하면서 결국 '백기투항'을 결정한 셈이다.

앞서 금호그룹은 오너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200억원가량)을 추가 담보로 제출하는 대신, 5천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채권단은 "5천억원을 지원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격화되면 향후 '금호고속 → 금호산업 →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금호그룹의 지배구조에도 '균열'이 불가피하다.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덕분에 재계 25위권을 유지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는 육상운송 사업을 영위하는 금호고속과 건설업이 주력인 금호산업 등만 남게 된다.

산업은행은 "금호 측이 제시한 수정 자구계획 검토를 위해 채권단 회의를 개최하는 등 관련 추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 관계자는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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