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물로…SK·신세계·한화·CJ 인수전 뛰어드나
아시아나항공 매물로…SK·신세계·한화·CJ 인수전 뛰어드나
  • 이현정 기자
  • 승인 2019.04.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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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원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2위의 국적항공사 인수를 위한 기업간 치열한 경쟁전도 본격화했다.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사업 시너지와 인수 여력 등을 고려할 때 SK그릅과 신세계그룹, 한화그룹 등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물류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CJ그룹과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 면세점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호텔신라 등도 잠재 후보군 이름에 올리고 있다.

특히 후보로 거론되는 대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면세점과 호텔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 구도가 예상보다 치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금호, 결국 매각 결정…구주매각·제3자 유증 추진

금호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수정 자구계획'을 접수했다.

박삼구 금호 회장은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과 함께 이동걸 산은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직접 전달했다.

금호는 수정 자구안에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를 매각하는 방안과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구주매각 이후 유증에 나설 지, 일부 구주를 매각하고 유증을 단행할 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상황을 봐 가면서 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주 매각 없이 신주를 대량으로 발행해 이를 새로운 기업이 이를 인수, 대주주를 변경해 아시아나항공을 품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연일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3.47%) 가치는 5천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부채비율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투입 등을 감안하면 1조원~1조5천억원, 많게는 2조원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곧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매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자본력+시너지' 다 갖췄다…항공업 진출 절호의 기회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SK그룹이 꼽힌다.

SK그룹은 지난해 최규남 제주항공 전 대표를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항공사업 진출설이 나돌았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검토 안건이 올라갔다는 소문이 나오자 SK그룹측은 인수설을 부인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SK그룹을 후보 1순위로 보고있다.

SK그룹의 가장 큰 강점은 충분한 자금력이다.

지난해 만기 상환 용도가 아닌 순발행 회사채만 3조3천억원을 발행했고, 올해 들어서도 2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유동성 상황은 탄탄하다.

신규사업 확대와 인수·합병(M&A)를 위한 실탄 확보 차원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로도 충분하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는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 연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1조2천억원 등도 매입해야 한다"며 "인수기업은 대규모 자금력을 갖춘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호텔과 연계한 신규 상품 출시 등 관광사업은 물론 SK텔레콤 가입자를 통한 아시아나항공권 할인혜택 등 다양한 시너지 사업이 가능하다.

SK그룹 측은 다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를 조문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항공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그룹도 유력 후보군이다.

SK그룹처럼 M&A를 통해 그룹 규모를 확장해왔다는 점, 김승연 회장이 항공 사업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기 엔진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항공운송사업을 하게되면 여러 측면에서 시너지가 높다는 평가다.

또 아시아나항공 기내면세점 등 면세점 사업 확장도 가능하다.

특히 한화그룹이 지난해 저가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에 160억원을 투자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가 반려된 만큼 항공 사업 진출에 재도전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도 항공 사업에 관심이 많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왔을 때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으며, 2017년 티웨이항공을 2천억원에 인수하려다 막판 포기했다.

최근에는 계열사를 통해 플라이강원에 투자하기로 했다.

신세계도 한화와 마찬가지로 면세점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용진 회장의 신사업 투자 의지가 강하다는 측면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서비스업에서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면세점에서 항공사로…인수전 치열해지나

이들 대기업은 공고롭게도 과거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도 입찰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국내 면세점이 특허제로 운영되다 보니 기존 면세점의 특허 기간이 끝나는 때가 되면 유통 대기업들은 특허권 획득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이른바 '1차 면세대전'으로 불리는 2015년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특허심사에서 기존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던 한화가 특허권을 거머쥐었고, 그해 11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면세점의 특허 만료로 진행된 '2차 면세대전'에선 기존 사업자인 SK가 사업권을 잃고, 신세계가 새로 선정됐다.

5~10년 주기마다 사업권 획득을 위해 물고 물리는 관계를 되풀이해 온 이들 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재격돌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한편, 이들 기업 이외에도 주요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CJ그룹은 CJ대한통운을 필두로 한 물류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항공물류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CJ는 2012년 금호산업으로부터 대한통운을 인수한 인연이 있으며, CJ헬로비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도 상당하기 때문에 자금력에서도 문제가 없다.

애경그룹도 항공산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인수를 위한 자금동원력이 경쟁 기업보다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운송은 물론 유통, 통신, 에너지 등 다양한 업종에서 시장 판도가 확 달라질 수 있어 기업마다 주판알 튕기기가 분주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1조7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과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정상화 등 투입되는 자금이 만만치 않아 예상외로 인수 후보자가 적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j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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