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해당 회사의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등을 사들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줄어들 전망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기업어음(CP)과 유동화증권 등이 1조원을 웃돌고 있지만, 빠른 매각 결정은 이들 채권자에게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금호아시아나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확정했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CP와 ABCP, 회사채 등의 상환 우려는 덜었다.

매각이 결정된 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만기연장 등을 통해 차환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기업공시에 따르면 잔존 사채는 9천439억원에 달한다.

당장 익일 만기가 돌아오는 CP 70억원을 포함해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총 2천582억원이다. CP가 432억원, ABCP 1천550억원, 회사채 600억원이다.

채권시장은 이달 25일 만기도래 회사채 600억원의 차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86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부여된 유일한 채권이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은 'BBB-'다.

아시아나항공은 ABCP 등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하면서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를 하회하면 조기 지급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달았다.

아시아나86 채권 만기 이후 신용등급을 부여한 채권이 발행되지 않으면 '무등급 트리거'가 발동되고, 1조원 규모의 차입금에 대한 조기상환 압력에 처한다.

채권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채권단을 중심으로 '등급 유예' 사모 채권의 추가발행 등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되면서 CP 등 채권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도 점쳐졌다.

매각 결정으로 리스크 하나가 해소된 만큼,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싼 가격에 채권을 매도하려는 투자자와 리스크를 떠안고 채권을 매수하는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어서다.

지난달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사퇴 소식에 아시아나86 채권 거래량이 1억원에서 33억원으로 급증한 게 그 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2일 송고한 ''악재에 몰려든 역발상 투자'…한진칼 주식·아시아나 채권 몸값 폭등' 제하 기사 참고).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나가 채권 추가발행이 되지 않아 CP나 ABCP 등으로 발행한 규모가 1조원이 넘는다"며 "매각이 진행되는 동안은 주채권은행이 이를 받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채권자가 금융기관인 경우 만기연장 등을 통해 매각까지 기다려줄 가능성이 크고, 회사채의 경우 사모 발행을 통해 등급을 유예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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