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러시아의 증산 언급에 공급 부담이 커져 하락했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9달러(0.8%) 하락한 63.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러시아 등의 공급 증가 우려에 유가는 하락했지만, 미국의 제재 강화 등에 따른 공급 차질 전망에 낙폭은 제한됐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브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과의 시장점유율 경쟁을 위해 증산을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OPEC과 무엇을 해야 할지, 딜레마가 있다"며 "미국이 점령하고 있는 시장을 잃어야 하는가, 아니면 협상을 중단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非)OPEC은 6개월 동안 하루 120만 배럴씩 공급을 억제하기로 했다. 이 영향으로 올해 유가는 30% 이상 올랐다.

실루아노브 장관은 "만약 협상을 포기하면 유가는 내려가고, 새로운 투자는 위축될 것"이라며 "셰일 오일 생산 비용이 전통적인 생산량보다 많기 때문에 미국의 생산량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OPEC과 러시아 등이 6월 회의를 통해 계속 공급을 보류할지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러시아는 최근 추가 감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와 달리 OPEC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계속해서 감산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 관계자들은 다른 곳에서 혼란이 계속된다면 7월부터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셰일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치로 늘어나 공급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다만,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더 강력한 제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국가의 공급이 줄어 유가 하락은 제한됐다. 또 내전 양상으로 흐르는 리비아의 생산 축소도 공급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리터부쉬 앤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OPEC+의 생산량 감축이 올해 유가를 지지하는 주요 요인이었다"며 "이제는 사우디의 과잉 생산 능력이 잠재 구매자들의 관심을 더 끄는 시장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 에스펙츠의 비렌드라 차우한 분석가는 "당분간 유가는 좁은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미국과 OPEC이 향후 공급에서 다른 신호를 보낼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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