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에 공매도 투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11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루 2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전 공매도 거래대금이 하루에 1천600만~5천만원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40배가 넘는 규모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도 공매도 투자의 타깃이 됐다.

금호산업의 공매도 규모는 지난 11일 하루 17억원대로 전일 1억7천832만원대 대비 10배 증가한 후 12일에는 21억원대, 15일에는 29억원대로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고, 채권단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이 발빠르게 움직인 모양새다.

하지만 공매도 세력의 기대와 달리 주가는 오히려 급등세를 탔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결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오면서 대기업 중 한 곳이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지난 11일 13.05% 급등에 이어 12일 29.33%, 15일 30.00%로 상한가를 찍었다.

금호산업도 지난 12일 12.56% 급등한 후 전일 29.61%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한진칼도 대규모 공매도의 타깃이 됐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8일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날에 239억원대에 육박했다. 전일에는 136억원대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집계됐다.

지난 3월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의 갈등이 일어난데다 4월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서 공매도 세력이 급증했다.

한진칼 역시 주가는 고공행진을 펼쳤다. 주가는 지난 8일 20.63% 급등한 이후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10일 9.12%, 11일 3.19%, 12일 29.90% 올랐다.

사실상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이 현재까지는 별로 수익을 내지 못한 채 버티고 있는 셈이다.

물론 하루라도 급락하는 날이 있다면 공매도 세력에는 수익을 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공매도 세력이 손실과 함께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로 숏플레이를 한 것은 현재로서는 손실"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연일 상한가로 필요한 물량을 사지 못할 수도 있고, 이 경우 국채든 뭐든 담보를 메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1만원에 팔았는데 9천원에 못사고 계속 1만2천원, 1만3천원 올라가면 결국 숏커버해야 한다"며 "한진칼, 아시아나항공 등의 악재에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의 상황이 별로 좋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베팅이 향후 숏커버로 이어지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예상됐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급등한 만큼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본 셈"이라며 "결국 손절매에 나서야 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증시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한 투자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에 공매도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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