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최근 빠르게 오르는 국제유가가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킬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요인 중 하나로 물가 상승률 둔화가 꼽히는데, 가파른 유가 상승세가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16일 연합인포맥스 원자재 종합(화면번호:6900)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배럴당 71.55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말 50.47달러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최근 리비아 내전 위기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전망에 70달러대로 올라섰다.

유가 상승에 중앙은행의 물가 우려는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에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 물가는 한은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오랜 고민이었다.

한은은 지난 2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지난 2월 회의에서 "그동안의 물가상승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 이러한 흐름을 반전시킬 동력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통화 당국의 인플레이션 타겟팅에 대한 신뢰성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에는 유가 상승에 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작아질 수 있다.

경기둔화도 금리 인하 요인이지만, 한은은 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다른 금통위원은 지난 2월 회의에서 소비자물가의 오름세 둔화 요인으로 석유류 제품 가격과 관리물가 하락을 들며 "최근의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 유류세 인하 종료와 공공요금 인상 계획 등을 고려하면 하방압력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최근 국제유가 반등과 글로벌 교역 증가세 둔화 등 대외여건 변화가 미칠 영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가 상승이 물가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80달러대에서도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상황을 고려하면 물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수요가 아닌 공급측 요인에 물가가 오른다고 해도 숫자 자체가 주는 의미가 있다"며 "롱으로 쏠렸던 분위기가 조금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7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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