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금리의 제로 하한선 달성 위험 낮춰"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물가 목표치가 2000년~2007년까지는 대략 1.5%였으며 금융위기와 직후 나타난 리세션 이후 2%로 오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연구원들이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은 1994년까지는 물가 안정을 주요 목표로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아 왔다.

이후 1994년 토머스 멜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3%의 인플레이션은 용인하기 어렵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목표치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논의가 활발해졌다.

연준 내부에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이후에도 많은 위원은 공개적으로 물가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는 당시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0.5%포인트가량 더 낮아 CPI를 언급할 경우 약간 더 낮은 PCE 목표치를 시사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샌프란시스코 연은 연구원들은 2000년~2007년 동안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약 1.5% 정도로 추정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과거 연준의 성명서와 위원들의 발언을 분석한 결과다.

2007년 이전에는 2% 목표치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인플레 목표치 1.5%는 해당 기간 평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1.8%)와 장기 PCE 물가 기대치(2.0% 상회)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후 대침체(Great Recession) 말에 목표치의 컨센서스는 2% 근방으로 이동했다.

연구원들은 이는 대침체 동안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하락하고 연방기금금리(FFR)가 실효 하한선에 도달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연준 위원들의 구성이 바뀐 점도 이러한 목표치 수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은 2012년 1월에 성명서에 2%를 목표치로 삽입해 이를 공식화했다.

연구원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로 상향된 것은 낮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명목금리가 제로 하한선에 도달할 때 잠재적으로 수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시 말해 "더 높은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잠재적으로 미래의 리세션에서 (명목 금리가) 제로 하한선(zero lower bound)에 도달하는 위험을 낮춰준다"고 말했다.

2000년~2007년 실제 인플레이션이 당시 연준 위원들이 선호하는 목표치 컨센서스인 1.5%를 상당히 웃돌았음에도 이를 목표치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연구원들은 그렇게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다른 목표에 부합했을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이외에도 더 높은 경제성장률이 연준의 목표에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연준이 일정 기간 더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을 용인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준은 현재 물가 목표치 2%를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 중 하나는 '물가수준 목표제(price-level targeting)'로 물가상승률이 2%에 미치지 못하는 기간이 발생할 경우 2%를 웃도는 기

간을 허용해 장기적으로 평균 2%의 물가수준을 유지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외에도 목표치를 일정 범위로 확대하자는 방안 등 여러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논의들은 모두 다음 리세션이 발생했을 때 연준의 대응 수단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보고서는 샌프란시스코 연은 경제분석부의 애덤 사피로 연구 자문위원과 대니얼 윌슨 경제분석부 부대표가 공동 작성한 것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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