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8,000선을 상향 돌파했다.

미 국채 가격은 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주가 상승에 안전자산 선호가 밀려나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중국과 유로존 경제 지표를 기다리며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리비아 사태, 베네수엘라와 이란 수출 감소 등 공급 차질 우려에 상승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 가운데 초반 우려와 달리 기업들의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시장을 떠받쳤다.

애플과 퀄컴이 특허소송과 관련해 전격적 합의를 이뤘다는 소식도 나왔다.

애플과 퀄컴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특허소송과 관련해 합의를 이뤘다며 전세계적으로 제기한 각종 소송을 일괄 취하하기로 했다.

해당 합의는 4월 1일 기준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해당 소식에 퀄컴의 주가는 20% 이상 급등했다.

이날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3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감소해 시장 예상치 0.2% 증가에 못 미쳤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은 3월에 전월과 같았지만, 지난 1~22월에 두 달 연속 줄어든 여파로 1분기 전체로는 1.1% 감소했다. 2017년 3분기에 1.6% 감소한 이후 첫 분기 감소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4월 주택시장지수는 63으로, 전월 62에서 상승했다.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날 나올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3월 주요 경제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한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현시점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없으며 계속해서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7.89포인트(0.26%) 상승한 26,452.66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48포인트(0.05%) 상승한 2,907.06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21포인트(0.30%) 오른 8,000.23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3일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으로 중요한 8,000선을 웃돌았다.

시장이 기대와 우려 속에서 지켜보고 있는 1분기 기업 실적이 다시 호조를 보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S&P500은 지난해 9월 20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2,930.75에 다가섰다.

다만,규제 강화 우려에 바이오주가 큰 폭 하락하면서 다우 지수는 장 초반 100포인트가량 오르다 상승 폭을 줄였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이익과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전체 실적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하면서 장 초반 강하게 올랐던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이 바이오주의 발목을 잡았다.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 같은 새로운 헬스케어 개혁안이 산업 전반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는 최고경영자(CEO) 발언 이후 유나이티드헬스는 급락세로 전환해 4% 떨어졌다.

화이자는 3% 가까이 떨어졌고, 바이오업종이 2% 이상 하락했다.

다른 종목들은 호실적에 좋은 주가로 화답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예상보다 좋은 실적 성적표에 1.1%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블랙록도 분기 이익이 예상을 웃돌아 실적 시즌 기대감을 키웠다. BOA는 0.1%, 블랙록은 3.3% 상승했다.

지난 12일 JP모건과 웰스파고가 숫자나 내용 면에서 모두 좋은 실적을 내놔 낙관적인 실적 시즌 출발을 알렸다. 전일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실적 우려를 다소 키웠으나 이날 분위기가 다시 반전됐다.

개별 종목의 호재도 있었다.

미국 IT를 대표하는 애플과 퀄컴이 초대형 특허 분쟁에서 전격 합의해 퀄컴은 23.2% 급등했다. 1999년 이후 하루 상승 폭으로 가장 크다. 애플은 소폭 상승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보잉 737 맥스 항공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운용상 적합하다고 판정함에 따라 보잉이 1.7%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계속되는 완화적인 발언도 증시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위원들은 미국 경제를 낙관했으며, 올해 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비둘기파가 됐다"며 "주식시장은 주가 하락 없이 계속 상승하는 멜트 업(melt-up)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KKM 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주가 상승은 확실히 예상치를 웃돈 실적 영향"이라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일부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P500이 사상 최고치인 2,940을 시험하는 데 필요한 촉매제는 역시 실적"이라며 "계속해서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온다면, 새로운 사상 최고치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14% 하락한 12.1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9bp 상승한 2.592%를 기록했다. 지난달 19일 이후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3bp 오른 2.414%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9bp 상승한 2.992%를 나타냈다. 이 역시 3월 19일 이후 가장 높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6.2bp에서 이날 17.8bp로 확대됐다.

미 국채시장은 이날도 뉴욕증시 움직임에 영향을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블랙록 등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발표해 주식시장에 실적 기대가 생겨났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를 줄였다.

S&P500 기업들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전반적인 이익 감소를 나타낼 것이라는 시장 전망 속에서 미 국채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미 경제 성장을 낙관하고 장기 경제 확장 속에서 인플레이션 상승을 감내하겠다고 암시한 점도 미 국채 값 하락 요인이 됐다.

시카고와 보스턴 연은 총재들은 전일 경제 성장에 여전히 낙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를 웃돌아도 용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를 하회하지만, 이런 발언을 볼 때 연준 위원들은 금리를 올려 더 빠른 경제 성장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인플레이션 가속은 채권의 고정 수입과 원금 지급 가치를 떨어뜨려 채권값에는 하락 요인이 된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대표는 "연준은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며 "인내심은 인플레이션이 조금 오른다고 해도 연준이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와 동결 가능성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뛰어오르지 않는 한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연준이 성장을 지지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지표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분기 회의에서 중국 경제가 건강하다고 평가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줄었다. 앞서는 중국 경제 성장 전망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아시아 증시에서 나타난 매수세는 중국 경제 회복 기대에 대한 반응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ING 분석가들은 중국이 1분기에 6.2%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맥쿼리의 분석가들은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감지되지만, 금융 위험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많은 경보음도 있다"고 말했다.

BMO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산업생산이 유일하게 경제에 실망감을 주는 새로운 소식이지만, 가격 흐름을 되돌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며 "전반적인 국채수익률 수준이 3월 FOMC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01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982엔보다 0.032엔(0.03%)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83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054달러보다 0.00223달러(0.20%)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40엔을 기록, 전장 126.60엔보다 0.20엔(0.16%)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7% 상승한 97.076을 기록했다.

투자 심리를 좌우할 변수인 중국과 유로존 경제 지표 발표를 앞두고 주요 통화는 매우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17일에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이어 유로존 2월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유로존의 4월 합성 PMI는 18일에 나온다.

이들 지표가 글로벌 경기 둔화 불안감을 잠재울지가 주목된다.

통상 GDP 보고서는 외환 트레이더들이 통화 베팅하는 재료로 사용된다.

뉴욕을 비롯한 글로벌 주가가 상승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늘어나고 있지만, 브렉시트 등 정치적 환경에 대한 일부 우려도 있어 현재는 어느 한쪽으로 베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로-달러는 1.13달러대를 다시 내줬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몇몇 위원들이 유로존에 대한 ECB 경제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보도가 나온 영향이다.

이들 위원은 중국의 약한 성장과 무역 긴장을 고려할 때 ECB의 경제 예상치가 너무 장밋빛이라고 지적했다.

BBH의 윈 틴 글로벌 통화 전략 대표는 "추가적인 비둘기 조치가 나올 수 있다"며 "유로 강세를 되돌리는 것이 ECB가 남겨 놓은 몇 안 되는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노동당의 브렉시트 논의가 교착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 이후 파운드도 달러 대비 0.38% 내렸다.

향후 달러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ING의 분석가들은 "주요 10개국과 미국의 금리 차별화는 20년 사이 최고치에 근접했고, 높은 수익률을 주는 달러는 계속해서 지지받을 수밖에 없다"며 "낮은 수익률의 통화는 현시점에서 달러의 의미 있는 금리 차별화에 맞서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블랙록의 분석가들은 "달러 밸류에이션이 높고 다른 국가들과 성장률 차이가 좁혀지고 있어,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달러는 올해 하락할 수 있었지만, 미국이 무역 균형을 재조정하기 위해 유럽으로 눈을 돌리면서, 안전자산으로의 지위 때문에 하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주 시장 변동성은 지난 몇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낙관과 중국의 강한 경제 지표에도 주요 통화 움직임은 제한적이다.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안전 통화에서 위험 통화로 전반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엔화는 달러와 호주달러 대비 올해 최저 수준 근처에 머물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RBA)이 4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했다고 공개함에 따라 호주달러가 장 초반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거의 변동 없이 마감됐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분석가는 "다음 움직임이 금리 인하뿐만 아니라 인하 시기가 올해일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1분기 GDP 발표를 앞두고 주택시장이 예상보다 좋아 GDP 기대를 키웠지만, 위안화는 달러 대비 거의 변동이 없었다.

씨티 인덱스의 켄 오데루가 시장 분석가는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낙관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수요일 발표되는 1분기 GDP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5달러(1.00) 상승한 64.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의 감산이 얼마나 지속할지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공급 부족 우려가 유가를 끌어 올렸다.

내전 양상으로 흐르는 리비아 사태로 OPEC 회원국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났다. 또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이미 출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나 공급 우려는 고조됐다.

4월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 규모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우스 베어의 노르버트 루에커 분석가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 급감과 이란의 수출 제재로 공급에 대한 시장의 큰 의문이 생겨났다"며 "많은 공급 위협과 함께 시장은 장 후반으로 갈수록 더 강해졌는데, 이는 향후 몇 주간 유가를 더 지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리터부시 앤 어소시에이트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지난 몇 주간 가격 조정이 활황장이 지속하는 가운데 숨 고르기였다고 본다"며 "여전히 새로운 고점 경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OPEC 주도의 감산에 러시아가 동참할지 불확실성은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OPEC과 러시아 등은 올해 1월부터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했고, 이 영향으로 유가는 올해 들어 30% 이상 올랐다. 이들은 감산 합의 연장 여부를 6월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러시아 가스 대기업인 가즈프롬의 원유 자회사인 가즈프롬네프트의 관계자는 OPEC과의 합의가 상반기에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러시아가 감산 연장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향후 몇 개월 내에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감산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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