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연기금과 보험사가 CJ대한통운과 롯데칠성음료 등 기업이 발행한 영구채(신종자본증권)에 잇달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영구채 금리가 기업 신용등급 대비 높아 연기금 등이 영구채에 투자했다고 분석했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연기금과 보험사는 CJ대한통운이 발행한 영구채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달 29일 3천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만기일은 2049년 3월 29일이며 금리는 4.20%다.

CJ대한통운은 5년 후부터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 미행사 시 금리가 오른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회사채다.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이다.

또 연기금과 보험사는 올해 롯데칠성음료가 발행한 영구채에도 70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월 28일 1천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찍었다. 만기일은 2049년 1월 28일이다. 금리는 3.49%다. 롯데칠성음료는 3년 후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 조항이 있다.

이처럼 연기금과 보험사가 기업이 발행한 영구채에 잇달아 투자한 것은 '금리 매력'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 대비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높은 수준이다. 지난 16일 기준 CJ대한통운의 공모 무보증 사채(AA-) 3년물 금리는 2.035%, 5년물 금리는 2.213%, 10년물 금리는 3.158%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의 공모 무보증 사채(AA) 3년물 금리는 2.161%, 5년물 금리는 2.281%, 10년물 금리는 2.985%다.

한 증권사의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그동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기업은 거의 100% 콜옵션을 행사했다"며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상승해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신종자본증권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지만 기업이 콜옵션을 행사하기 때문에 연기금과 보험사는 만기 3년·5년물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며 "여기에 영구채 금리가 기업 신용등급 대비 높은 편이라 투자 매력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영구채가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재무구조를 개선하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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