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사업 부문장에 이내훈 부행장 유력

조용병 "퇴직연금 수수료 낮춰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급성장하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최근 은행계열 금융지주사들이 저마다 퇴직연금사업 부문 운용에 대한 대대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한 만큼 선제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퇴직연금사업부분 도입…5년래 수탁고 44조원 달성

신한금융은 오는 6월 퇴직연금사업부문제를 도입한다고 17일 밝혔다.

조용병 회장이 취임 이후 강조한 '원 신한' 전략을 위해 도입한 'GIB(Global Investment Banking)'과 'GMS(Global Markets and Securities)'에 이은 또 다른 매트릭스 체제다.

그간 신한은행의 신탁연금그룹과 신한금융투자의 고객자산운용본부, 신한생명의 운용전략그룹은 각각 퇴직연금 관련 사업팀을 꾸려 별도의 영업을 해 왔다. 하지만 매트릭스 체제가 도입되면 지주 차원에서 그룹의 퇴직연금사업을 컨트롤하게 된다.

첫 부문장은 현재 신한은행의 신탁연금그룹을 이끄는 이내훈 부행장이 유력하다. 이 부행장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사업부문장에 최종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190조원. 신한금융은 이 중 22조원가량을 운용하며 시장 점유율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퇴직연금시장은 지난 일 년 새 21조6천억원(12.8%)이나 적립금이 늘었다.

정부 정책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인구 구조의 변화까지 고려하면 향후 5년 내 400조원 시장으로 성장한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 기간 신한금융은 현재 수탁고의 두 배인 44조원까지 운용 규모를 확대해 시장 점유율 14% 이상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명실상부한 퇴직연금 상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다.

◇ 퇴직연금 전용상품 출시…수수료 합리화 방안 마련

국내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지난해 1%에 불과했던 만큼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솔루션도 마련한다. 이를 위해 GIB와 신한BNP자산운용, 신한대체투자운용, 신한리츠운용 등 자본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자회사와 함께 부동산, 인프라, SOC 펀드 등을 활용한 퇴직연금 전용상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

퇴직연금 수수료 합리화 방안도 마련한다. 조 회장이 직접 지시했다. 중·장기 운용 상품인 만큼 수수료도 중요한 상품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간 퇴직연금 사업이 고객 유치를 위한 영업에만 치중됐다면 매트릭스 체제에서는 고객의 수익률에 대해 사후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특화된 상품 소싱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업이 확대되는 방안을 그룹 차원에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퇴직연금은 낮은 수익률과 높은 수수료 탓에 일시금으로 찾는 경향이 크다"며 "수익률과 연계해 고객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느낄 수 있도록 수수료를 낮춰 보라는 게 조 회장의 특별 주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밖에 그룹 통합 비대면 플랫폼인 '신한플러스'에 퇴직연금 전용 플랫폼인 '스마트연금마당'도 구축한다. 현재 운영 중인 신한은행 '퇴직연금 전문센터'와 신한금융투자 'DC 전담팀' 등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조직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이 퇴직연금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다른 금융지주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도 올해 주요 사업 부문으로 퇴직연금 시장에 포커스를 두고 관련 사안을 논의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나 삼성생명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유치는 물론 금융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인구 구조상 성장성이 큰 몇 안 되는 시장인 만큼 단순 수수료 경쟁보다 운용과 연금화 역량으로 경쟁해야 사업자와 고객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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