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들이 올해 1분기 채권시장에서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집중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안채가 국고채 단기물보다 만기는 짧으나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연기금들이 저평가된 통안채를 매수해 단기 캐리 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채권별 거래 종합(투자 주체별)(화면번호 4556)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1분기 통안채를 3조7천415억원 순매수했다.

연기금들은 회사채를 1조687억원, 지방채와 금융채, 공사채를 각각 3천345억원, 1천422억원, 1천396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국채는 3천234억원 순매도했다.

국고채 3년물이 기준금리를 밑도는 등 금리 레벨이 내려가자, 만기는 3년물보다 짧으면서 금리가 높은 통안채를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했다. 전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765% 수준이었으나, 통안채 2년물은 1.785% 수준에 거래됐다.

경기 둔화에 따른 통화 완화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단기물이 추가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통안채의 인기에 한몫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에서 동결했다. 또 올해에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을 예고하는 등 정책 방향을 수정하기도 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역전 부담이 줄어들자 한국은행이 금리 동결을 넘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기금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채 3년 금리가 떨어졌을 때 1~2년 구간이 저평가되어있는 모습이었다"며 "최근 금리 인하나 동결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만기 2년 이하 단기물이 추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있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통안채를 사들인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기금의 채권 운용역은 "국고채 금리 수준이 낮은 데다가 통안채는 만기가 짧은 대신 금리가 높다"며 "단기 캐리 수익을 내기 위해서 연기금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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