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호주 선물시장이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회의 의사록 발표 이후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기정사실(a done deal)로 보고 있다고 호주파이낸셜리뷰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BA가 의사록을 통해 실업률이 악화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밑돌 경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RBA의 10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로, 8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6%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리뷰는 전했다.

RBA는 전날 발표한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이 더 오르지 않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추세(trended up)"를 보이는 환경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호주 대형 은행 중 처음으로 올해 8월과 11월 금리 인하를 점친 웨스트팩의 빌 에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성명서가 "완화 쪽에 매우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오랜 규정에 근거할 때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를 예상할 경우 완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RBA는 이번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가계부채가 많고, 주택시장의 조정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저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과거보다 더 작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은 인정했다"라면서도 "더 낮은 금리는 환율 절하와 차입 이자 축소에 따른 지출 자금 증가 등으로 경제를 떠받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RBA가 금리 인하가 경기를 떠받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금리 인하에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했다.

JP모건의 샐리 올드도 금리 효과에 대한 RBA의 메시지는 중앙은행이 최소 50bp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자사의 전망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RBA가) 바라는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이번 의사록은) 금리가 1%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하단에 근접하고 금리 인하의 효과가 줄어든 점을 고려할 때 RBA가 이번 주기에서 약간 더 선제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에번스도 "그들이 발표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significant)'. 그들은 금리 인하가 경제를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며 "(RBA가)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노동시장이 악화해야 한다는 금리 인하의 조건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즉 RBA가 금리 인하의 조건을 제시해 해당 조건에 부합할 경우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8일 발표될 3월 고용지표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호주의 3월 신규 고용이 1만5천명, 실업률은 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주의 2월 신규 고용은 4천600명, 실업률은 4.9%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용지표가 일시 악화하더라도 추세적이라고판단하려면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ANZ의 데이비드 플랭크 이코노미스트는 RBA의 성명서에서 실업률이 위쪽으로 오르는 추세를 언급한 점이 중요하다며 "이는 고용지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와는 무관하게 5월 (정책) 변화는 배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커먼웰스은행의 마틴 웨튼 채권 및 금리 전략 헤드도 금리 인하의 조건으로 실업률이 계속 오르는 시나리오를 언급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는 일시적으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요구하는 것은 "실업률의 지속적인 상승"이라고 덧붙였다.

실업률 지표와 함께 물가 지표도 시장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UBS는 RBA가 물가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5월 선거 캠페인 동안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UBS는 당초 RBA가 7월과 8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절사 평균 인플레이션이 전 분기 대비 0.3% 오를 경우 RBA가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다음 주 24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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