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기업 신용등급 강등 속도가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S&P에 따르면 글로벌 등급 부여 기업 가운데 72%가 올해 1분기에 강등됐다. 이는 장기적인 역사 평균치 62%를 웃돈 것으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이에 대해 "2016년 당시는 원자재 가격이 무너졌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외부 충격을 탓할 수도 없어 문제가 된다"고 진단했다.

작년 연말 주식시장 매도세가 쏟아질 때만 해도 강세론자들은 경기 확장기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단언했다. 기업의 크레디트 디폴트나 신용등급 강등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실제 S&P는 작년만 해도 등급 강등보다는 상향 조정하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올해 들어서 상황은 바뀌고 있다. 실제 미국 경제 성장세는 여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견고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올해 기업들의 신용 등급은 유럽보다 훨씬 악화했다.

S&P는 신용등급을 부여한 미국 기업 가운데 74%를 올해 1분기에 강등했는데, 이는 유럽 기업 62%보다 높은 비율이다. 신흥국 기업의 경우에는 83%가 등급이 하향됐다.

배런스는 "아직 연초이기 때문에 S&P의 등급 강등 속도는 지금부터는 완화할 수도 있다"며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월부터 비둘기파적 기조로 돌아섰기 때문에 크레디트와 주식시장이 모두 랠리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살아나며 기업의 등급 강등 속도도 지금부터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매체는 다만, "경기 침체 예측 신호로 유명한 채권 커브도 주요 구간이 최근 역전됐다"며 "기업 등급 강등 비율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투자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또 다른 이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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