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내 사업가들과 일부 지식인 계층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구세주'로 묘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녁 자리나 소셜미디어 채팅, 그리고 분별 있는 대화 등에서 지식인과 기업 엘리트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중국 때리기'에 열심인 트럼프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들은 "트럼프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다"고 농담하거나 중국의 개혁 개방을 위한 '최고압박책임자(chief pressure officer)'로 불렀다.

엘리트 집단이 이처럼 트럼프를 치켜세우는 것은 중국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깊은 절망이 반영된 결과라고매체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격적인 아웃사이더가 중국이 제 길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중국에 요구하는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이나 무역장벽 철폐, 공정한 경쟁의 장 조성 등은 엘리트 집단이 중국에 바라는 것과 일치한다.

이들은 중국이 지난 40년 동안 진행한 개혁ㆍ개방 정책이 후퇴하면서 공산당이 기업과 경제, 공개담론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군림하면서 내부의 반대 세력이 목소리를 낼 여지도 줄었다.

중국의 일부 지식인 집단은 공산당이 경제에 대한 개입을 줄이면 사회의 다른 부분에 대한 영향력 역시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칭화대학 주 닝 경제학자는 "무역 전쟁은 좋은 것"이라면서 "우리의 희망이 사라졌을 때 우리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글로벌 로펌 데처트 베이징 사무소의 타오 징저우 파트너는 "미국 정부의 다양한 요구들이 개혁을 추동할 수 있다"면서 "중국에는 개혁하는 것이 스스로 팔을 자르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누군가 이를 강제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정한 개혁이 이뤄지려면 내부에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실제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NPR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내부에서 개혁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무역 전쟁이 중국을 변화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중국 사람들이 개혁을 좋은 아이디어라고 믿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또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최고위급 계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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