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예상보다 강한 기업 실적과 중국 경제 지표에도 헬스케어 업종 하락에 소폭 내렸다.

미 국채 가격은 중국 경제 지표 호조에도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시장 예상을 웃돈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위험통화가 강세를 보여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재고 감소에도 고점 부담에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이 5월 말이나 6월 초 서명을 목표로 무역협상 최종 시간표를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르면 내달 말 또는 6월 초 무역협상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미·중 양측이 추가적인 대면 협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이 이달 29일께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동행한다.

그 다음 주에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미 워싱턴DC를 찾는 일정이 논의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미약한' 수준에서 '완만한' 정도로(slight-to-moderate) 성장했다고 평가해 전달과 비슷한 톤을 유지했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경제 지표는 위험 선호 심리를 회복하는 데 일조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4%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3%보다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중국의 3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8.5%로 반등하며 시장 예상치(6.0%)를 크게 웃돌았고 3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시장 예상치(8.4%)보다 높은 8.7%로 집계됐다.

이날 지표는 엇갈렸다.

지난 2월 미국 무역적자는 전월 대비 3.4% 감소한 493억8천만 달러(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538억 달러를 밑돌았으며, 최근 8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지난 2월 도매재고는 전달 대비 0.2% 증가했다. 0.4%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에 미치지 못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2포인트(0.01%) 하락한 26,449.54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6.61포인트(0.23%) 내린 2,900.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5포인트(0.05%) 떨어진 7,996.08에 장을 마쳤다.

우려와 달리 실적시즌은 기대 이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적이 이끄는 힘은 약해졌다.

또 전 세계 경제에 'R'(경기 침체) 공포를 키우는 데 한몫했던 중국 경제에 대한 안도감도 주가를 더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P500이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서고, 나스닥 지수가 전일 6개월 만에 종가 기준으로 8,000선을 웃도는 등 최근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헬스케어 개혁안 요구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헬스케어 업종이 2.9% 하락한 점이 주가에 특히 부담을 줬다. 헬스케어 업종은 올해 들어 0.9% 내려, S&P500의 11개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좋은 실적시즌 분위기를 이어갔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며, 자산관리와 채권 트레이딩 부문의 매출이 돋보였다. 모건스탠리는 2.6% 상승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의 84.6%가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공개했다. 실적 시즌 전 1분기 기업 이익이 4.2%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는 다른 양상이다.

중국 경제 지표는 안도감을 줬다.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4%로, 시장 예상치인 6.3%를 웃돌았다. 3월 산업생산은 8.5% 급증해, 6.0% 증가를 예상한 시장보다 호조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이 5월 말이나 6월 초 서명을 목표로 무역협상 최종 시간표를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기대도 여전했다.

중국 경제 회복 기대에다 퀄컴 효과에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초대행 특허권 분쟁에서 전격적인 합의를 끌어낸 퀄컴은 전일 23% 급등에 이어 이날 12% 상승했다. 펩시콜라는 좋은 실적에 3.8% 올랐다.

반면 넷플릭스는 향후 경쟁 격화 우려에 높은 변동성을 보였고 결국 1.3% 내렸다. IBM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놔 4.2% 급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향후 실적 전망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케빈 디브니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어닝시즌 초반이지만, 분기 이익이 바닥을 친 것 같고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며 "다만 대규모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상승세가 멈췄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올해 남은 기간 기대치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듣고 싶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7.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45% 상승한 12.6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와 같은 2.592%를 기록했다. 장중 2.610%까지 올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2.992%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2bp 하락한 2.40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7.8bp에서 이날 19.0bp로 확대됐다.

중국 경제 지표 호조에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 장 초반 하락하던 미 국채 값은 점차 낙폭을 만회했다.

3월 말부터 계속해서 오른 장기물 국채수익률에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이날 중국 경제 지표 호조에 반응해 상승 출발했던 뉴욕증시도 하락세로 마감됐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GDP)은 6.4%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3월 중국 산업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8.5% 급증해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를 줄였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도 상승 폭을 줄여 1.1bp 오른 0.080%를 기록했다. 지난주 마이너스 대에서 움직인 이후 독일 국채수익률은 꾸준히 올랐다.

야누스 헨더슨의 존 패트툴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시장이 중국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는 물가 상승에 대비해 장기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 재정 부양책에 따라 유로존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줄었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완만한 상승 기대가 형성되면서 최근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수익률은 올랐다.

3월 말만 해도 경제 지표에 실망해 10년 국채수익률은 2.4%를 밑돌았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ABN 암로의 아르젠 반 디즈후이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 중반 이후 중국 당국이 거시경제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으며, 금융 디레버리지에서 재정과 통화 완화를 목표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2018년 12월 무역 휴전 합의와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 정부 각층의 협상 재개로 무역 긴장과 관련된 심리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경제활동은 다소 미약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수익률 반등에도 의미 있게 인플레이션이 뛰어오르지 않고는 국채수익률이 많이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개리 폴락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국채수익률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여기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며 "성장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인플레이션 지표에 어떤 변화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뛰어오른다면 올해 한 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에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10년물 국채와 물가연동채 간 금리 격차를 가리키는 10년 BER(break-even rates)은 1.95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724%에서 오른 것이지만, 작년 가을에 도달했던 2.18% 수준은 여전히 밑돌고 있다.

10년 BER은 물가연동채 투자자들이 향후 10년 소비자 물가를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11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014엔보다 0.096엔(0.09%)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99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831달러보다 0.00168달러(0.15%)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64엔을 기록, 전장 126.40엔보다 0.24엔(0.19%)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하락한 96.995를 기록했다.

시장 관심이 쏠렸던 중국 경제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아 위험 선호가 강해졌다.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6.4%로, 시장 예상인 6.3%를 소폭 웃돌았다.

중국이 전 세계 침체 공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만큼 글로벌경제에 최악은 지나갔다는 안도감이 형성됐다. 달러는 더 안전통화인 엔에는 올랐지만,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다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글로벌 경제에 대한 과도한 기대 경계심도 커져 주요 통화는 매우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유로는 전일 하락분을 되돌리며 다시 상승했다.

RBC의 수 트린 아시아 이머징마켓 외환 전략 대표는 "중국의 헤드라인 지표가 전반적으로 강해 위험 선호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트린 대표는 "예상을 웃돈 지표에서 소매 판매 성장은 빨라졌고 실업률은 떨어졌지만, 공장 폐쇄, 자동차 판매 감소, 수입 증가의 가파른 둔화 등 다른 수치들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코샤뱅크의 숀 오스본 수석 외환 전략가는 "중국 지표 덕분에 위험 선호가 개선됐다"며 "투자자들은 중국과 유럽 경제 지표에서 글로벌성장이 회복되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는 최근 두 발짝 나가면 두 발짝 후퇴한다"며 "시장에 확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시장은 유럽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 조짐에 호주달러가 장 초반 강하게 상승했지만,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마리아 레이첼트 외환 전략가는 "호주달러에는 중국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며 "호주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 내용이 전일 부정적인 투자심리를 만들었지만, 호주달러는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호주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며 인하를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 달러는 하락했다. 1분기 인플레이션 예비치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와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예상에 힘을 실었다.

ACLS 글로벌의 마샬 기틀러 수석 전략가는 "중국 지표 개선에도 뉴질랜드 달러가 호주 달러 대비 큰 폭 하락한 것은 국외 요인보다 국내 요인 영향이 컸다"며 "여기에 중국이 호주 수출의 39%, 뉴질랜드의 27%를 차지하는 등 호주가 중국 경제와 더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9달러(0.50%) 하락한 63.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에 기록한 올해 고점 64.61달러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감소했지만, 최근 상승 부담에 하락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14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4주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휘발유 재고는 117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36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1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다만 EIA 공식 발표를 앞두고 전일 장 마감 이후 나온 미국석유협회(API) 감소 규모의 약 절반이어서 안도감을 주는 데 그쳤다.

미즈호의 밥 햐우거 에너지 선물 디렉터는 "간밤 랠리를 이끈 대규모 재고 감소 예상이 현실화하지 못했다"며 "다른 촉매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돈 점은 유가를 지지했다.

중국 경제는 1분기에 6.4% 성장했다. 둔화 우려를 줄였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가까워졌다는 인식에 글로벌 시장 기대도 키웠다.

SPI 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인스 트레이딩 대표는 "중국 경제 지표를 통해 수요 측면에 상당한 자극이 됐다"며 "글로벌 경제와 위험 투자심리가 개선돼 유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의 감산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다.

미국의 이란과 베네수엘라 제재로 공급은 더 줄어들고 있다. 4월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 규모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BNP 파리바의 해리 칠링구이리안 전략가는 "이란 원유 수입 면제와 관련해 미국의 정책적인 불확실성이 있어서 구매자들이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계속해서 감산 연장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OPEC과 러시아 등은 올해 1월부터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부정적인 가운데, OPEC+는 합의 연장 여부를 6월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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