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깜짝 호조'를 보였음에도 글로벌 증시가 시큰둥하게 반응했던 것은 중국 정부 부양책에 대한 불안감과 의구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각)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맥쿼리 그룹의 래리 후 중국 경제 총괄은 투자자 서한에서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미리 앞당겨(front loading) 경기부양책을 도입해 주가가 올랐다는 점에 감사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이미 부채가 많은 만큼 경제가 안정됐다는 신호가 나오면 부양책의 강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데이비드 루빈 신흥시장 경제 총괄은 "중국의 딜레마는 국내총생산(GDP) 목표치와 금융안정 목표 수준이 모두 있지만, 신용에 과도하게 기댄 경제성장 모델인 탓에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빈 총괄은 "GDP가 성장한다는 것은 중국의 빚이 늘어난다는 뜻이고 이 때문에 금융시장은 더욱 취약해진다"며 "반대로 금융시장이 안정되려면 디레버리징이 필요한데 그러면 GDP가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GDP를 제외한 다른 단기 지표는 썩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배를 올바르게 몰 것이라는 점은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면서도 "단기 지표를 보면 중국이 전반적으로 썩 잘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게 읽힌다"고 지적했다. 와인버그 수석은 특히 자동차 생산과 철도 및 항공 운송 지표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믿을 만한 지표라고 주장했다.

다만 마켓워치는 "중국 정부가 스마트폰과 가전, 신재생 에너지 보조금을 포함한 추가 경기부양책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로 입은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부양 기조를 유지하면 글로벌 증시는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에선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기업이익으로 연결되는 모습이 보여야 시장이 안심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러셀인베스트먼트의 케빈 디브니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중국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계속 기다리고 있다"며 "중국의 거시경제지표는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지만 결국은 기업이익과 전망치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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