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하루 1만3천675보'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상증자 담당자들의 발길이 바빠졌다.

기관 투자자, PB센터 등의 설명회 요청이 이어지면서 여의도 내에서 하루에 11km는 거뜬히 뛰어다닐 정도다.

한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18일 "하루에 증자 설명회가 한 명당 6~8건 정도"라며 "설명회를 하느라 담당자들이 종일 외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0일 925억5천만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소액주주 소유주식 수가 유동주식 수의 100분의 20에 미달함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이를 해소하고, 자본금을 늘리는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택한 셈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6일까지 해당 사유를 해소하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7천170원이다. 유상증자 이야기가 나온 시점부터 7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유상증자 발행예정가는 더 낮아졌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볼 때 25% 할인율을 적용하면 발행가는 당초 예상했던 6천170원보다 낮아진 5천400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측은 "소액주주 수급 분산 기준 때문에 주주배정 방식이 아닌 일반 공모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보통 일반공모로 하면 재무구조가 안 좋거나 리스크가 있는 경우 할인율을 최대 30% 정도로 높게 적용하는데 회사가 수익이 높음에도 유상증자 할인율 25%를 적용하고 있어 거의 액면가 수준에 투자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직원들의 유상증자 기대도 크다.

자본금이 5천억원대로 증가할 뿐 아니라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 신용공여자금 등 여러 분야로 사세를 키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김원규 신임대표가 지난달 21일 취임하면서 자본금 확충 의지를 다진 지 불과 한달 만에 유상증자 계획이 나오면서 이런 기대는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금융투자업의 경쟁력은 자본금 크기가 결정한다"며 "자기자본을 1조원으로 늘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유상증자로 불린 자본을 IB부문의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310억원, 자기자본투자(PI)에서 Pre-IPO, 메자닌 투자 등 채권운용 확대, 해외채권, 구조화채권 등 운용대상 다변화로 300억원, 신용공여자금 확대(신용거래 융자, 주식담보대출)에 200억원, IT투자(노후 인프라 개선, 해외주식 인프라 투자 등)에 100억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직원은 "할인율이 25%로 높고, 회사 수익률과 배당이 좋고, 증자로 회사가 더 커질 것을 기대해 내부에서도 투자하려는 직원들이 많다"며 "40% 이상의 수익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유상증자가 매각 이슈가 가라앉으면서 몸집을 키우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봤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을 당분간 철회한 만큼 IB업무 등으로 회사의 몸집을 더 키우려는 시도로 본다"며 "향후 PEF 등에 매각할 때 기업 가치를 더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