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은 올해 설비투자가 IT 경기 여건 변화에 따라 반도체 투자 개시 시점이 달라지는 등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중국이 미국과의 경합도가 낮은 디스플레이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어, 이 부문의 경쟁이 심화할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18일 'IT부문 설비투자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IT 업황 둔화로 주요 기업의 투자계획이 이연·축소되면서 설비투자의 리스크가 확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부는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요가 PC, 스마트폰 등 소비자 기기에서 데이터센터 서버 등 IT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어,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 여부가 향후 수요회복의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설비투자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 D램 반도체 추가 증설이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장비 투자를 전년 대비 40% 줄이기로 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재고도 늘어나고 있어, 기업들은 당분간 재고 조정을 통해 시장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디스플레이 공세가 지속하는 것도 설비투자 전망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LCD 초과공급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목적으로 LCD 생산설비 증설을 지속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OLED는 TV와 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업종이다. 국내 기업이 관련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LCD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기존 LCD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하기 위한 국내 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었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고, OLED 시장 내 경쟁 심화에 따른 단가하락 등도 OLED 생산설비 전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설비투자와 관련한 리스크 요인과 여러 기관이 전망하는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 등을 고려하면 올해 설비투자가 0.4% 증가할 전망이다"며 "IT 경기 여건 변화에 따라 반도체 투자 개시와 OLED 전환 본격화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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