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배경에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은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경우 금융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실행에 나선 것을 두고, 경기가 예상보다도 더 안 좋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1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췄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낮추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경기가 좋지 않지만,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1분기 정부의 재정집행률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한은이 성장률을 낮출 경우 금융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를 확산할 수 있다는 부담도 성장률을 쉽게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근거로 작용했다.

금융시장의 기대를 뒤엎고 한은은 성장률을 낮췄다.

1분기 수출과 투자 실적이 당초 전망보다 나쁘다는 근거를 들었다.

한은은 1월 전망과 비교했을 때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당초 2.5%에서 2.3%로 0.2%포인트 낮췄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 세부 내용은 지난 1월 전망치에서 모두 하향 조정됐다.

금융시장은 다음 주 발표될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예상보다도 더 나빠서 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는 1분기 GDP가 전기대비 제로 수준의 성장을 했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서 전 거래일 채권금리는 장기물이 더 많이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3.7bp 하락한 1.741%, 10년물은 5.4bp 내린 1.893%로, 수익률곡선은 평탄화됐다(커브 플래트닝).

전문가들은 한은이 성장률을 추산하기 위한 대부분 지표를 입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1분기에 역성장을 기록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에 한국 경제가 0.1% 수준 성장에 그친다고 가정하면, 상반기 수치인 2.3%를 달성하기 위해 2분기에는 1.2% 성장을 해야 한다.

전기대비 1%대 서프라이즈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건설 및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좋지 않고 수출 실적도 예상을 밑도는 게 성장률 하향 조정의 이유다"며 "민간소비는 큰 변동이 없고 정부 소비는 4분기에 이어 호조를 보였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1분기 재고가 어떤지에 따라 역성장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텐데, 한은이 2.3%를 전망한 것을 역추산한다면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한 채권시장의 관계자는 "상반기 2.3%도 낙관적인 것 같다"며 "재정지출 때문에 성장률 숫자가 좋다고 해도 이후 이 흐름이 계속 유지될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의 성장률 하향 조정으로 채권시장은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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