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임하람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의 포탄이 점차 잦아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 발표 시점을 놓고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시각이 분분하다.

19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미 환율보고서는 이르면 다음 날, 늦으면 이달 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부활절을 앞둔 성금요일 휴일이 껴 있어 예정보다 발표가 늦어질 수 있으나 당장 이날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

발표 시기가 더 지연되더라도 미국 의회 제출 기한이 있어 다음 달까지 미뤄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4월 반기 보고서는 통상적으로 현지시간 15일경 발표되지만, 이슈에 따라 발표 시기가 늦어진 적은 있다.

지난 2016년 상반기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4월 30일에 발표된 바 있다.

발표 시각은 지난 2017년 이후부턴 한국 시각으로 새벽 6시 전후로 나온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한 내부 논의 사항, 환율 조작국 요건 변경 가능성 등을 지연 이유로 꼽았다.

외환당국도 이번 주부터 보고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발표가 추가로 지연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에 들어선 시점에서 협상의 주요 의제가 위안화 가치 안정 등 환율로 집중되는 만큼 재무부 내부 조율이 길어질 수 있어서다.

백석현 신한은행 S&T 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기본적으로는 위안화 경쟁적 절하에 동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에 나온 발언과 다른 게 없어 미국은 그 이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가까운 무역협상 일정이 이달 말, 5월 초 고위급 회담으로 예정돼 있고 이 회담에서 환율 이슈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미국 입장에서는) 조금 더 논의를 지켜보면서 결과를 내놓으려는 생각일 것"이라며 "굳이 빨리 내놓으면서 카드를 버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미국이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제재를 가하기 위해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을 변경할 가능성이다.

교역촉진법상 심층 분석 대상국은 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넘는 경상수지 흑자, GDP 2%를 초과하는 달러 매수 개입 등 세 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분기 대미 무역흑자가 179억 달러로 떨어지면서 3대 요건 중 1개에만 해당하고 있다.

또 지난달 29일 우리나라 외환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로 '한 방향 개입'에 대한 오해를 털어낸 바 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재무부의 세가지 기준이 모호함을 내포하고 있다"며 "중국이 이미 1년 반 정도 1가지 기준에만 해당하고 있고 기준 변경 가능성이 끊임없이 논의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기준이 자주 바뀌면 보고서의 공정성이 떨어진다"며 "재무부가 어느 부분을 바꿔야 미국이 파워풀하게 이해관계를 행사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미국이 중국 이외에도 일본과 유럽연합(EU) 등으로 무역 전선을 확대하고 있어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는 양상이다.

현재 미국 재무부는 보고서 발표 시기나 지연 이유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환율보고서가 늦어지고 있는데 부활절 휴일을 고려하면 이번 주 발표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무역협상 전선을 중국에서 일본, EU 등으로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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