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결산을 마무리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서두르기 위해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시장에 유동 자금이 넘치고 물량을 새로 담으려는 수요도 많아 수요예측에선 연일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하는 기업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회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수요예측을 기다리는 기업은 9곳에 달한다.

지난달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자금 조달 계획을 미뤘던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4조1천여억원 수준이다.

이달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들의 회사채 규모가 2조4천억 수준에 달하고, 기관투자자의 수요 확대로 계획보다 발행 물량을 늘릴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전체 발행 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결산 공시에 따른 발행 공백이 4월로 밀리면서 이번 달 회사채는 약 7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수요예측 스케줄을 감안하면 4월 회사채 발행은 1월 발행치를 넘어서는 역대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 증가에도 대기 자금이 몰리면서 이번달 수요예측을 한 12개 기업은 모두 초과수요를 확보했다. 발행금리를 개별민평 금리보다 크게 낮춘 경우도 많다.

신용등급이 'BBB+'인 LS네트웍스는 희망금리보다 137bp나 낮춰 회사채를 발행했다.

'A'급 기업인 포스코건설의 가산금리는 -75bp(3년물)에서 결정됐고, 아주산업과 한일시멘트도 각각 -60bp와 -33bp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AA'급 기업 중에서는 ㈜GS가 5년물을 발행하면서 개별민평 금리보다 16bp 낮게 금리를 결정했다.

LIG넥스원도 5년물 회사채를 14bp 낮은 수준에서 발행했다.

한일시멘트와 ㈜GS의 경우 수요예측 경쟁률이 각각 11.3대 1과 11.0대 1의 달할 정도로 수요 경쟁이 뜨거웠다.

올해만 벌써 두 번 이상 회사채를 발행했거나 수년 만에 회사채 시장을 다시 찾은 기업도 있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월 사모채로 3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1천300억원을 공모로 발행했다.

㈜한화도 지난 2월과 이번 달 두 차례에 걸쳐 1천500억원씩 회사채를 발행했다.

호텔신라와 ㈜GS, 아주산업 등은 지난 2017년 이후 2년 만에, 율촌화학은 2014년 이후 5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박진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레벨 하락에 따라 캐리를 쫓는 투자가 지속되면서 크레디트 시장으로 계속해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사채 수요가 확대되면서 신용스프레드 축소세도 이어지고 있다.

'AA-'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4년래 최저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4월 발행시장에서 회사채 강세 폭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신용스프레드 축소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크레디트 이슈가 부각되기 이전인 2015년 상반기 수준으로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될 수 있다"고도 했다.





<회사채 'AA-' 공모/무보증 3Y 신용스프레드,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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