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이 일단 흥행했지만, 추가 자본확충 부담 등으로 인수후보자들의 완주 여부는 미지수다.

19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증권이 이날 마감한 본입찰에 롯데손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대부분의 업체가 참가했다.

지난 2월 씨티글로벌증권은 롯데손보 숏리스트에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유니슨캐피탈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인 대만 푸본그룹 등 5곳을 선정했다.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와 주요 임원들이 직접 경영설명회에 참석했으며 인수후보자들은 실사 내용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사업의 운용현황과 전망 등에 대해 집중 질의를 했다.

롯데그룹은 본입찰 이후 1~2주의 검토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한 달 정도의 실사를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적격예비후보가 입찰에 참여했으며, 인수 의지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가격에 대한 격차가 작지 않아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상존한다.

롯데그룹은 롯데손보 매각가격으로 5천억원 이상을 원하고 있지만, 인수후보자들은 추가 자본확충 부담 등을 들어 가격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그동안 후순위채 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관리해 왔다.

예컨대 롯데손보는 2016년 말 520억원의 신종자본증권과 68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시작으로 2017년 900억원, 지난해 600억원의 후순위채를 찍은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본확충에도 롯데손보의 RBC비율 개선은 더뎠다.

롯데손보의 작년 말 기준 RBC비율은 155.42%로 전년 동기보다 14.7%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 롯데손보를 인수할 경우 추가 자본확충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

롯데손보의 강점으로 꼽히는 퇴직연금 부문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손보의 퇴직연금자산 규모는 5조9천억원으로 삼성화재에 이어 손보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투자수익률은 3.6%를 기록했으며 이차마진율도 2017년 수준인 1.3%를 유지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물량이 롯데손보 퇴직연금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 이하로 크지 않지만, 매각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모든 업체가 추가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과 퇴직연금 계약 지속에 대해 자세히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