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지난주 열린 4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채권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당일에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문구 등이 강한 비둘기 기조로 해석됐지만, 금통위 전반으로 보면 매파 신호가 만만찮았다는 분석도 점차 나오고 있다.

2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년 금리는 전 거래일(19일) 전일보다 1.5bp 상승한 1.756%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에다 금통위가 재해석된 점이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통위가 전한 가장 강력한 매파 신호로는 성장률 전망이 꼽힌다.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0.1%포인트 낮췄지만, 여기에는 추경효과를 반영하지 않았다.

6조~7조원 대 추경 집행과 재정 승수를 고려하면 종전 전망치인 2.6% 성장도 가능한 셈이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9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하면 0.1%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계부채와 반도체 경기에 대한 언급도 매파 신호로 언급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가계부채가 최근 둔화하기는 했지만,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이 지났다는 해석은 성급하다고 답했다.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에 무게를 뒀다.

이 총재는 전문기관의 전망을 종합해 보면 최근 부진이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라는 견해라며 3월 지표상으로도 반도체 수출 물량의 회복 속도가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매파 신호가 통화정책 방향문의 추가 조정 문구 삭제 등 비둘기 소재를 상쇄하면서 연내 금리동결 전망이 부각됐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은이 비둘기로 변신했지만, 매의 발톱을 남겨뒀다"며 "중립으로 돌아선 스탠스는 3분기 무렵 명확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가 올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이 총재가 통화정책에 여전히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 미국과 한국의 커브 플래트닝을 침체 전조 신호로 여기면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립적인 총재 발언이 올해 기준금리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통방문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하방 리스크 가능성을 넓게 열어놨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 올해 기준금리 동결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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