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국내 3대 연기금의 금융자산에서 채권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자산 배분으로 3대 연기금의 연평균 수익률이 글로벌 연기금보다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3대 연기금이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글로벌 연기금처럼 위험자산과 대체자산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국내 연기금, 채권 비중 '절대적'…수익률에 영향

2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의 금융자산별 비중은 국내주식 17.1%, 해외주식 17.7%, 국내채권 48.7%, 해외채권 4.2%, 대체투자 12.0% 등이다.

채권 비중이 52.9%로 절반 넘게 차지한다.

같은 기간 공무원연금의 금융자산 구성을 보면 채권 41.4%, 주식 29.6%, 대체투자 17.2% 등이다. 사학연금의 금융자산별 비중은 채권 43.4%, 주식 35.6%, 대체투자 19.6% 등이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의 채권 비중은 국민연금보다 낮다. 하지만 두 연기금 모두 채권 비중이 40% 넘게 차지한다.

연기금 관계자는 "국내 3대 연기금의 금융자산에서 채권 비중이 가장 높다"며 "반면 주식과 프라이빗에쿼티(PE) 등 위험자산 비중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자산 배분으로 국내 연기금의 연평균 수익률이 글로벌 연기금보다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최근 5년간 연기금의 연평균 수익률을 보면 국민연금은 4.2%, 공무원연금은 3.1%, 사학연금은 3.4%다. 사학연금 수익률은 직접비용 차감 전 기준으로 산출됐다. 반면 같은 기간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인 캘퍼스는 5.8%를 기록했다.

 특히 2014년 캘퍼스(18.4%)와 일본 공적연기금인 GPIF(12.3%)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때 국민연금(5.3%)과 공무원연금(3.4%), 사학연금(2.7%)은 10%대를 넘지 못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수익률 -0.92%를 기록했다"며 "이는 캘퍼스(-3.5%)와 GPIF(-7.5%)보다 양호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김훈길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지난해 약세장에서 (채권 중심의) 보수적 운용정책으로 수익률 하락을 막았다"며 "하지만 이런 안정성은 장기간 상승장에서 수익성을 포기한 대가"라고 진단했다.

◇ "국내 연기금, 위험·대체자산 확대해야"

전문가들은 국내 연기금이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캘퍼스 등 글로벌 연기금처럼 위험자산과 대체자산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기준 캘퍼스의 금융자산별 비중은 주식 50.6%, 채권 29.8%, 부동산 10.8%, PE 8.8%다. 캘퍼스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6대 4로 배분해 포트폴리오의 위험조정수익률을 극대화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캘퍼스 자산에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뿐만 아니라 대체자산도 적지 않다. 부동산과 PE가 대체자산으로 분류된다. 대체자산은 전통자산과 낮은 공분산으로 리스크를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 점에서 시장에서는 캘퍼스의 금융자산에서 위험자산과 대체자산의 양면적 성격을 지닌 PE가 10% 내외로 편입된 점을 주목한다.

김훈길 연구원은 "향후 장기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 연기금은 위험자산과 해외자산을 늘려야 한다"며 "국민연금도 그런 계획을 세웠으나, 그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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