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언제 정리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주식 배분을 확대하는 데서 한발 물러나서나 혹은 포지션을 축소하기까지 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조심스러운 행보가 성장을 촉진하지 못하거나 글로벌 무역 전쟁이 재부상할 경우 작년 말 시장을 뒤흔든 변동성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앨런 로빈슨 글로벌 포트폴리오 자문역은 WSJ에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기술과 신흥시장 보유분을 가려내고 있다고 전했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고,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빈슨은 "시장이 최대한도까지 올라갔다는 사실이 불편하다"라며 "이 시점에서 '최대한 세게 스윙을 날려야 할까? 아니면 이를 거둬들여야 할까? 라고 묻는다면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실시한 4월 펀드 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니저들의 주식 배분 비중은 장기 평균보다 여전히 약간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는 지난주 미국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 포지션을 정리했다. 대신 신흥시장과 일본 주식에 대한 포지션을 '비중확대'로 수정했다. UBS는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앞으로 6개월간 둔화할 것으로 전망해 이같이 조정했다.

EPFR 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채권형 펀드로 4월 첫 주에 143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주간 유입 규모로는 2015년 초 이후 최대다.

주식 대신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실시한 자산운용사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고객들이 선진국시장의 주식과 회사채 익스포저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질 것을 대비해 관련 위험을 헤지해줄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성장 주기가 후반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식에 투자 비중이 과도한 데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버거 버만의 에릭 크누첸 멀티클래스 최고투자책임자는 단기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많다며 "작년 나타난 변동성이 사라지지 않았다. 일시 소강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는 여전히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WSJ은 전했다.

많은 중앙은행이 한동안 완화적 기조를 띌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을 짓눌렀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다소 완화되고 있다.

매뉴라이프 에셋 매니지먼트의 메건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월과 1월 지표는 분명 끔찍했다"라며 그러나 "많은 것이 나아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부양책이 결과를 내기 시작하면 "올해 말 나누게 될 대화는 지난 1~2월 대화와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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