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신한금융 48조·우리금융 31조 투입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당국이 혁신금융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될 혁신금융추진위원회(가칭)를 꾸리면서 금융권의 실탄 지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주요 협회장과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정책금융기관장들과 함께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혁신금융을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맥으로 언급하며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한 바 있다.

특히 창업·벤처기업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여신시스템 개혁을 주문했다.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은 문 대통령이 금융업계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하며 금융 현장을 찾아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취임 초기만 해도 이번 정부의 '금융 패싱' 논란이 있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국정과제인 혁신성장을 위해 금융을 파트너로 인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달라진 정책 기조에 반응하듯 이미 금융권에서도 혁신금융에 대한 실탄 지원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신한금융그룹이다.

신한금융은 그룹 내 조용병 회장 직속 체제의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향후 5년간 48조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기업대출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혁신성장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같은기간 우리금융그룹도 31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우리은행을 주축으로 혁신성장 펀드 조성과 기업의 직접 투자에 5조원, 창업지원센터 등 중소금융 지원에 6조, 보증기관과 연계한 기술금융에 20조원을 지원한다.

농협금융지주는 200억원 규모의 NH디지털혁신펀드를 조성해 핀테크 업체와 스타트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부산은행은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 중소기업에 체계적인 금융 지원을 전담할 혁신금융 추진 태스크포스팀(TFT)을 행장 직속으로 꾸렸다.

DGB금융지주는 핀테크랩 개설을 추진하며 그룹 차원의 스타트업 육성 방안을 마련 중이다.

그밖에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그룹 차원에서 관련 협의체 신설과 펀드 조성, 여신시스템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은 새롭게 꾸려질 혁신금융추진위원회가 실질적인 소통창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혁신금융 지원방안을 추진하다 보면 법 해석이 불투명하거나 여전히 예전 수준의 규제에 묶여있는 사례가 있다"며 "금융권의 실탄이 직접 투입되기 위해선 상징적인 협의체보단 실질적인 소통창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도 금융권의 이러한 의견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근 들어 공식적인 자리는 물론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금융권 관계자와 대면하는 폭을 넓히고 있다.

혁신금융추진위원회에서는 우선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와 대출을 두 축으로 금융권의 현안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물투자를 담당할 민간과 자주 만나 혁신금융 추진 방향을 점검하는 취지"라며 "이 과정에서 보완할 과제가 있으면 신속히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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