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글로벌 은행과 비교해 여전히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2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금융정책 평가와 향후 과제' 정책세미나에서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이 글로벌 은행보다 낮다"고 발표했다.

2017년 말 기준 국내 은행의 ROA는 0.6%로 남미(1.37%) 지역 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ROA는 일정 기간의 순이익을 자산 총액을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수익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북미 지역 은행은 0.86%, 아시아 지역 은행도 0.81%로 모두 국내 은행보다 높았다.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ROE 역시 국내 은행 평균은 7.9%였지만 남미 은행은 18.32%, 아시아 은행은 10.48%, 북미 지역은 9.67%로 10% 안팎을 나타냈다.

국내 기업의 업종별 주당순이익(PER),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은행업을 비교해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코스피200의 평균 PER은 8.79배지만 은행업은 6.11배에 머물러있었다. 음식료품(16.94배)과 제조업(8.40배)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행업의 PBR 역시 코스피200의 평균치 0.94의 절반 수준인 0.46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위원은 "전체 산업에서 금융산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도 과거보다 현저히 낮아졌다"며 "2002년께 7.2%에 달했던 비중이 2013년 이후로는 계속 5%대에 머물러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산업의 낮은 수익성과 시장평가, 부가가치 비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금융업 자체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금융지주의 경우 종합금융그룹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겸업화를 기반으로 사업 부문을 확충하고, 해외 진출을 늘려 선진 금융그룹과의 경쟁력을 좁히는 게 예다.

또 글로벌은행, 특화은행, 지역은행 등 성장전략을 다변화할 필요성도 거론됐다. 심사 역량을 강화해 자금중개 기능도 개선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했다.

이 연구위원은 "개별 은행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업계는 물론 정부와 금융당국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 관련 법률도 조속히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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