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예외조치를 중단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큰 폭 올랐다.

2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70달러(2.7%) 급등한 65.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날 배럴당 65.92달러까지 고점을 높였다. 브렌트유는 74.52달러까지 치솟았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원유 제재 강화 여파를 주시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는 2일 끝나는 이란 제재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해 이란 제재를 도입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8개 나라에 예외를 인정했었다.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만큼 다음 달부터 이란산 원유의 거래가 큰 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이란 원유 제재 강화로 인해 글로벌 원유시장의 수급 문제가 나타나지 않게 협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백악관은 "사우디와 UAE는 글로벌 원유시장 공급이 적절히 유지되도록 약속했다"면서 "모든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서 퇴출당하더라도 글로벌 원유 수요가 충족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조치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사우디와 OPEC의 다른 회원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우리의 전면적인 제재에 따른 원유 부족분 이상을 메울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사우디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도 다른 산유국들과 협의해 적절한 원유공급을 유지하고, 시장이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팔리 장관은 앞으로 몇 주 동안 다른 산유국 및 중요 원유 수입국과 면밀한 협의를 거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사우디 등이 생산을 다시 늘릴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부담이 유가를 밀어 올렸다.

제재 예외 인정으로 이란은 하루평균 100만 배럴가량의 원유 수출을 유지해 왔던 만큼 공급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제재 강호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위협을 내놓는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도 커졌다.

이란 문제 외에도 리비아 내전의 격화도 원유시장의 공급 위축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S&P 글로벌 플래츠의 캉 우 아시아 연구부문 대표는 "리비아는 하루평균 11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내전 상황이 악화하면 하루평균 30~40만 배럴의 생산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의 증산 여부 등 시장 안정 조치가 향후 유가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봤다.

우 연구원은 "유가의 많은 부문은 사우디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달려있다"면서 "사우디는 여유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우려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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