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유가 급등에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9bp 오른 2.592%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4bp 상승한 2.994%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5bp 오른 2.39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7.7bp에서 이날 20.1bp로 확대됐다.

미국이 이란 제재 예외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국제 유가가 2% 이상 급등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져 미 국채 값을 끌어내렸다.

유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뛰면 고정 수익을 주는 미 국채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미 국채 값은 국제 유가에 민감하다.

백악관은 8개 국가에 적용했던 이란 원유 수입 제재 예외조치 기간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음 달 2일까지의 제재 예외가 더는 적용되지 않는 것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성금요일'로 휴장한 뒤 개장한 미 국채시장은 기존주택 판매 등 주요 지표를 기다리며 장 초반 혼조세를 보였지만, 이런 조치에 일제히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미 미국 제재에 따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공급 감소에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큰 폭 상승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이란 원유 제재 강화에 따른 공급 부족분을 채우게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않는다"며 "작년 4분기에 글로벌 성장률이 미끄러진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유가 하락이라고 시장은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비둘기파로 변신한 이후 금리에 민감한 주택시장 영향을 확인할 수 있어 주목됐던 3월 기존주택 판매 지표는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지난 2월에 가파르게 반등한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최근 국채수익률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에 대체로 올랐다.다만, 계속되는 유로존 경제 부진에 이를 확인하자는 심리도 지속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2.6%에서 움직였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금리 전략 대표는 "미국 국채수익률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상황을 정당화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해 전 세계 국채수익률이 방향성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1분기 미국 성장률과 국채 입찰에도 관심을집중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시장 추정치는 다양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2.4% 이지만, 마켓워치 전망은 1.5%다.

소시에테 제네럴 분석가들은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몇 달 요동쳤다"며 "소비지출과 무역분쟁에 변동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1천12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국채 공급도 예정돼 있다.

미 재무부는 23일 400억 달러 규모의 2년 만기 국채 입찰을 시작으로, 24일 410억 달러의 5년물, 25일 320억 달러 상당의 7년물 입찰이 각각 예정돼 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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