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시를 연기하기로 한 것은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의 학습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갤럭시 노트7 사태로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막대한 비용을 치른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2일(미국 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갤럭시 폴드의 글로벌 출시를 연기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갤럭시 폴드는 초기 리뷰 과정에서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일부 제품 관련 이슈가 발견됐다"며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갤럭시 폴드 사전 예약 고객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2주(다음 달 6일) 세부 발송 사항을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갤럭시 폴드의 출시 연기를 전격 결정한 것은 전량 회수라는 결과를 빚었던 2016년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당시 배터리 공급업체가 휴대전화 배터리 탑재에 대한 자체적인 안전 검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배터리 공급업체들은 노트7 과열을 잡아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결국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량 리콜을 결정하고, 430만대 생산해 306만대를 판매한 갤럭시 노트7의 98% 정도를 회수했다.

리콜 비용은 1조 원에서 1조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외신들도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을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씨넷은 "이 모든 불상사는 훨씬 더 심각할 수도 있었다"며 "갤럭시 폴드가 더 많은 대중에게 나갔다고 상상해보라"고 했다.

또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 출시를 연기한 것은 성숙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를 통해 품질 관리를 강화했지만, 주로 배터리 안전에 집중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씨넷은 "갤럭시 노트7 사태로 삼성전자는 2017년 갤럭시S8을 내놓으면서 보다 엄격한 배터리 테스트를 시행했다"며 "그러나 주로 배터리 문제를 감지하기 위해 고안된 새로운 절차는 갤럭시 폴드의 디스플레이 문제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가 이처럼 심각한 디자인 결함을 가지고서도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발송되기 직전까지 갔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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