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금융지원 규모가 예상보다 확대된 것과 관련,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23일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을) 조기에 매각해 대주주를 변경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산업은행은 영구채 매입 5천억원, 한도대출(크레디트 라인) 8천억원, 보증한도(Stand-by L/C) 3천억원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총 1조6천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재경 산은 구조조정본부장은 "대우조선해양에 2조8천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주고 있지만 전혀 쓰지 않고 있다"며 "일단 영구채가 발행되면 예비지원의 실제 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원 규모가 예상보다 많다.

▲ 영구채가 중요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매각이 무산됐을 경우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지도 고려됐다. 예정보다 많아 보일 수 있으나, 일본은 2009년 일본항공(JAL)에 12조원 이상 지원했다. 예비적으로 충분한 자금 지원하는 게 매각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고, 회사의 안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매각 과정중 신용경색이 발생할 경우 부족 자금은 최대 규모가 1조6천억원 규모로 봤다. 대우조선해양도 2조8천억원의 크레디트라인을 줬지만 안 쓰고 있다. 예비적 지원은 5천억원 영구채 지원되면 시장에서 순조롭게 조달될 것이다. 실제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본다.

-- 금호산업 지분이 2금융권에 담보로 제공돼 있는데 이번 지원은 차환 개념인가.

▲ 25일 만기가 돌아오는데 알기로는 실제로 대주구성이 다 됐었다. 신용등급 우려와 매각 진행을 위해서는 상위인 금호고속에 대한 안정성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자금 들어가면 신용보강이 될 걸로 보이고 그때 재매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 영구채 전환시 지분율은.

▲ 33% 정도 될 것으로 본다. 전환권은 최종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다. 자본이득(캐피탈 게인)을 얻기 위한 게 아니다. 인수자가 나타나 딜이 진행되면 상환을 받는 게 기본적인 원칙이다.

-- 향후 MOU 일정은.

▲ 오늘 금호 측 이사회가 끝난 상황이라, 오늘이나 내일 중 채권단과 금호 측의 특별약정 체결이 있을 예정이다. 이 내용들을 반영해 MOU는 빠르면 다음주 중에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 담보 제공은 지난번과 같은데 지원 규모가 늘어난 이유.

▲ 대주주 역할 잘 했는지에 대해선 크게 더 나올 게 없고 자금 들어갈 게 없다고 봤다. 매각을 조기에 해서 대주주를 변경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매각에 대한 여러 안전장치 부분에서 타이트하게 들어간 게 사실이다.

-- 드래그얼롱 조항과 영구채 금리는.

▲ 캐피탈 게인을 보고 들어가는 딜은 아니다. 영구채 금리는 7% 초반 정도가 될 것이다. 드래그 얼롱은 그쪽 지분을 가져와서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는 건데, 1차 매각이 무산되면 매각 조건을 변경하는 것까지 고려하는 차원이다. 지금은 '구주+신주'로 진행되는데, 향후 구주 일부만 매각할 수도 있고, 구주 매각 조건을 완화할 수도 있다. 채권단이 제안해서 진행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 채권단 역할 분담은.

▲ 9개 채권 기관들 위주로 두 차례에 걸쳐 회의했다. 시중은행은 실사가 아직 안됐고, 신용보강이 된다고는 하나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표시했다. 현실적으로 25일 600억 회사채 상환되면, 신평사의 레이팅 필요한 부분이 있고, 금호고속의 1천300억원 만기도 있어서 조기 집행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 이에 이번 지원은 산은과 수출입은행만 들어가는 걸로 결의했다. 협조사항으로 시중은행 보유 여신에 대한 리볼빙 등을 요구는 해뒀다. 향후 신용보강이 되면 자율적으로 그런 부분들이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매각시한이 정해졌는지.

▲ 일정을 정하면 다급해지거나 불리한 협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연내 딜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담보 해제는 어떻게 처리하나.

▲ 제1금융권 담보로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 우리는 지금 후순위다. 다만, 실제로 담보 한도가 설정돼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1천150억이 한도인데 실제 인출한 것은 300억원 정도다. 그게 상환돼 담보가 해제되면 채권단이 담보 취득할 계획이다.

--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600억원 처리 방안은.

▲ 10억원의 사모사채를 발행해 레이팅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나머지 6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자체적으로 상환한다.

-- 5천억원 영구채 지원은 어떤 용도로 활용되는지.

▲ 매각에는 회사의 밸류와 시장의 신뢰, 안정성도 중요하다. 물류대금 등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현재 파악하고 있고, 규모도 제법되는 걸로 보고 있다. 운영자금 위주로 선지급해서 정상적인 영업에 지장 없도록 조치할 것이다.

-- 향후 매각 절차는.

▲ M&A의 주체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다. 일정을 말하는 것은 이르다. 그러나 빠르면 이번주에 매각주간사 선정해서 2개월 실사할 것이다. 매각 주간사와 회사가 협의해서 잠재 투자자 현황이나 이해관계인들 내용 감안해 구체적 매각 방침 정할 것이다.

-- 금호리조트 처리 문제는 어떻게 하나.

▲ 금호 측에서 관심이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아시아나항공의 손자회사에 많은 회사들이 있다. 항공업과 관련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이걸 하나 하나 발라내거나, 금호 측의 희망대로 가다가는 딜이 진행이 안된다. 분산해서 딜을 하다 보면 복잡해지고, 인수자가 주저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게 아시아나항공은 일괄 매각이 원칙이라고 밝힌 배경이다. 다만, 인수 주체가 사업 중복이 되는 등의 상황에 대비해 룸을 열어 놓으려고 별도 합의 조항을 넣은 것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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