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이번 실적시즌에 가장 눈여겨봐야 할 매출 증가율이 부진해 활황장에 부정적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23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에 따르면 전일 마감 기준으로 S&P500 기업의 25%가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73%가 이익 추정치를 상회했지만, 매출 예상치를 웃돈 기업은 42%에 불과했다.

BAML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주식·퀀트 전략 대표는 "사이클이 연장되면서 주목한 것 중 하나는 주요 부분이 이상할 정도로 회복되지 않지만, 기업들은 다른 분야에서 주당순이익(EPS)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R.W 베어드의 윌리 델리치 투자 전략가는 "현 경기 확장기 동안 기업들은 이익 마진을 계속 확대하면서 미미한 매출 증가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며 "그러나 투입 원가, 원자재 가격, 임금 등이 높아지기 시작해 과거에 봤던 이익 유연성을 가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기가 좋아지려면 매출액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강력한 매출 증가가 없다는 것은 수요 침체를 나타내며 동시에 기업들의 이익 마진 확대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또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당순이익(EPS) 여력도 줄어든다.

이런 요인들로 1분기뿐만 아니라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익 증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수브라마니안 대표는 "매출 초과율이 평균을 밑도는 것이 강한 약세장 신호라고 보는 것도 너무 이르다"며 "노동력과 원자재비 상승에 직면한 많은 기업은 아직 가격 전가 능력이 있어서 매출 증가가 이익 증가보다 덜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매출 부진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는 또 있다"며 "최근 몇 분기를 볼 때 통화 변동이 억제될 때 매출 증가율이 가속했는데, 평소와 다른 달러 강세가 매출 증가를 억제했다"고 강조했다.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미국 수출품이 비싸진다. 시장 전문가들이 달러 강세가 올해에도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매출 증가에 순풍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비르가다모 미국 주식 전략가는 "실적시즌 초반에 있고, 한 방향으로 출발해서 다른 신호로 끝나는 흐름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매출 정체가 우려된다고 인정했다. 이는 기업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결국 매출 증가율 감소를 낳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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