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 대형 상업은행들이 달러화로 표시된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지면서 달러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4대 상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달러 부채 규모가 달러 자산 총액을 넘어섰다.

이는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급격히 뒤집어진 흐름이다. 지난 2013년만 해도 이들 4대 은행은 달러화 자산이 달러화 부채보다 도합 1천250억달러나 많았다.

4대 상업은행 중 이 같은 변화에 가장 큰 몫을 차지한 곳은 중국은행(BOC)이었다. 중국은행은 한때 다른 모든 중국 상업은행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달러 순자산을 보유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말에는 달러 빚이 장부에 기록된 달러 자산보다 약 700억달러나 많아졌다.

중국은행을 제외한 중국공상은행(ICBC)과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은 작년 말 기준으로 달러 자산이 달러 부채보다 많았지만 달러 순자산이 163억달러였던 중국농업은행을 제외하면 두 곳은 흑자 규모가 미미했다.

중국은행은 지난해 말 발표한 연간 실적 공시에 달러 자산·부채 불균형은 재무제표에 기록된 것 외에 달러 자금 조달로 관리하고 있다며 통화스와프 등으로도 필요한 달러를 보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문은 "부외부채 자금 조달은 불안정하다"며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대부분의 통화파생이 1년 미만의 만기를 지니는데 이는 그만큼 매년 새로운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자금 압박이 심할 땐 수중에 달러가 없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은행의 전체 자산 규모를 고려했을 때 달러 자산-부채의 불균형은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일 수 있다면서도 중국 4대 상업은행의 달러 여유분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외화보유액도 마냥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절대다수의 자금은 달러로 처리되고 있다"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달러 수요가 많다는 점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