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한종화 기자 = 한국거래소가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장외파생상품 청산시 필요한 '컴프레션(Compression)' 서비스를 탑재할지 주목된다.

컴프레션이란 거래상대방 간 합의를 통해 이자율 스와프(IRS)와 통화스와프(CRS) 등 다양한 파생거래 포지션을 상쇄시키는 것을 말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현재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 중이다.

오는 7월이면 전반적인 차세대 시스템 도입에 대한 로드맵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는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제삼자와 계약을 통해 컴프레션을 진행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서비스 도입에 따른 수수료 체계 정비와 시스템 구현, 아웃소싱을 위한 계약 체결 등 다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므로 연내에 서둘러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거래소 전반적인 시스템 개편이 이뤄질 때 맞춰 컴프레션을 도입하는 것이 내부적인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상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2년~2년 반인 것을 고려하면 2021년 말까지는 시스템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는 게 거래소 안팎의 시각이다.

거래소는 ISP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해외 거래소를 벤치 마크해 중장기적으로 실행해야 할 로드맵을 만들게 된다.

거래소는 몇 년 전부터 장외파생상품 청산 업무를 하면서 컴프레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이후 시스템 도입에 진전이 없어 국제적인 추세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었다.

금융회사는 막대하게 증가하는 IRS 거래 잔량을 줄이기 위해 거래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해 포지션을 축소하는 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거래 과정에서 추가적인 노력과 비용이 들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거래소는 이 과정에서 거래 잔량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일일 정산 수수료를 부과해왔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23일 송고한 '거래소, IRS 컴프레션 도입 지연 논란…업계 "국제적 추세 역행' 기사 참조)

외국계 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컴프레션을 도입할 예정이라는 말은 CCP 설립 때부터 되풀이했다"며 "거래소가 의지만 표시하고 여론이 잠잠해지길 바라는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없으면 민간 업체라도 고용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천 단계까지 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규모가 앞으로 지속해서 커지다 보면 컴프레션은 필요한 작업"이라며 "거래소의 추진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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