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우리나라 경기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24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동향 일별추이(화면번호 3803)에 따르면 올해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조1천833억3천200만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1조172억9천800만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1분기가 지나면서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 연구기관의 우리나라 경기전망이 어두워졌음에도 외국인의 주식 매수 행보가 이어진 셈이다.

2018년중 228조원까지 올랐던 기업 실적 전망치도 최근에는 170조원대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기업 실적 기대는 점점 줄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이 약함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된 배경으로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꼽았다.

여의도의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주식, 외환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줄었지만 아직 시장에 풀려있는 유동성은 풍부하다"며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역시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기보다 재투자에 나서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코스피가 지지력을 보인 것은 이처럼 유동성에 기댄 외국인의 순매수가 받쳐준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연초부터 외국인이 주로 매수한 종목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KB금융, 삼성SDI, 기아차, 셀트리온, LG전자 등을 두루 1천억원 어치 이상 사들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김예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에는 자동차, 화학, 은행, 전기전자 등 주요 대형주의 실적이 발표될 예정으로 실적 전망치가 꾸준히 낮아지면서 기대가 낮지만 전망치와 실적 괴리로 인해 지수에 하락압력을 줄 수 있다"며 "25일 1분기 GDP전망치 발표가 예정돼 있어 경기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업종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된 대형주 중심이었지만 지난주 후반 외국인이 순매도하며 수급 방향성의 전환 가능성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최길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포인트는 반도체, 운송업종 등과 같이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이라며 "외국인이 코스피를 2조2천억원 이상 순매수한 4월에 반도체를 1조원 이상 순매수하며 시장의 상승을 이끈 반면, 기관은 코스피에서 1천38억원을 순매도하고, 반도체는 약 18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처럼 외국인과 기관 사이의 엇갈린 움직임에서 파생되는 수급 간격이 차별화 장세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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