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카드사들이 자금조달 목적으로 발행하는 카드채는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중장기 투자 자산으로 부각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최근 발행 현황과 시장 전망을 통해 카드채를 분석하고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전략도 짚어볼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측면에서 카드채가 얼마나 유용한지 등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카드채는 실수요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보이지만 올해 들어 순발행 기조는 꺾이고 있다.

기준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 금융당국의 규제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채권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행에서 상환을 뺀 카드채의 순발행액은 마이너스(-) 7천500억원이다. 월간단위로 보면 순발행 기조가 꺾이고 순상환 행진이라 볼 수 있다. 카드채를 발행하기보다 상환하는 카드사들이 많아지며 카드채 발행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

지난 1월 5천850억원 순발행을 나타냈던 카드채는 2월에 -7천900억원으로 돌아섰고, 3월에도 -2천900억원을 나타냈다. 4월 들어서도 현재까지 -2천550억원을 나타냈다.

아직은 카드사들이 카드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상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올해 기준으로 카드사별로 보면 현대카드(AA+) 2천150억원, 롯데카드(AA0) 2천100억원, KB국민카드(AA+) 1천900억원, 신한카드(AA+) 950억원의 순발행을 나타냈고, 삼성카드(AA+) -9천500억원, 하나카드(AA0) -2천900억원, 우리카드(AA0) -2천200억원 순으로 순상환을 각각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순발행이 저조한 이유는 시장금리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형카드사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시장에서 금리하락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향후 조달금리를 낮춰 발행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며 "카드채는 늘 인기가 많고 특성상 언제든지 소화될 수 있어 시기를 조절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강화에 나서는 점도 카드채 발행이 더딘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의 자금조달 구조 다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전체 차입부채 가운데 초단기 차입부채 비율 등을 조절할 예정이다. 이 규제책은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한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카드사 중에서 차입부채에서 카드채 비중이 높은 경우 카드채 비중을 전반적으로 낮추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차입부채 가운데 카드채 비중이 높은 곳은 하나카드(AA0)로 99%에 달했다. KB국민카드(AA+)도 95.6%에 이른다. 우리카드(AA0) 역시 85.9%로 높은 편이다.

특히 내년에 금융당국의 규제가 시작되면 잔존만기 1년 이내의 카드채는 상환 1순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들어 순상환 기조를 보이는 주요 카드사들은 차입부채에서 카드채 비중을 어느 정도 낮췄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채 비중은 신용등급 'AA+' 카드사보다 'AA0' 카드사가 높은 편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채 비중이 높은 카드일수록 비중 축소 노력이 강화되며 카드채 발행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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