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괴로운 여름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RBC의 헬리마 크로프트 상품 전략 헤드는 23일(미국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미국 정부가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기 위해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의 한시적 예외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가가 뛰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줄 타기를 하게 됐다며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제재하는 동시에 미국 소비자를 위해 유가 상승을 제한해야 하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크로프트 헤드는 미국과 다른 산유국의 관계가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사우디가 미국의 바람대로 산유량을 늘려 원유 공급을 확대하면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압박하면서도 유가 급등을 막아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협조하지 않을 경우엔 트럼프 대통령이 곤란해진다는 게 그의 견해다.

크로프트 헤드는 사우디가 하루 산유량을 100만 배럴 더 늘릴 여력이 있으나 오르는 유가를 굳이 끌어내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사우디의 목표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의 브렌트유 가격 목표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이므로 현재 74달러인 가격이 더 뛸 때까지 산유량 확대를 유보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크로프트 헤드는 사우디가 공급을 원활히 하고 시장을 살핀다는 입장이라며 산유량을 40만 배럴 늘리겠지만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가 신속하게 협조하지 않아 미국 원유 시장에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를 짓누르기 위해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보유한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통해 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으나 초과 수요 현상이 심각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크로프트 헤드는 지적했다.

아울러 크로프트 헤드는 현재 상황에서 최대 변수는 다른 산유국인 리비아라면서 내전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어 이 역시 미국의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사우디와 리비아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전략 비축유의 방출 가능성은 더 커진다면서 올해 여름 이런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간밤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배럴당 0.47달러(0.63%) 높은 74.51달러를,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0.75달러(1.14%) 상승한 66.30달러를 기록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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