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임하람 기자 = 국민연금이 환 헤지 비율 0%를 달성한 것과 관련해 서울외환시장에서 수급 상황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특히 개장 전 마(MAR, 시장평균환율) 시장에서 국민연금이 대량 매수자로 등극하면서 달러-원 환율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부분 거래가 마 시장에서 소화되기 때문에 실제 스팟 시장에서의 거래량과 변동성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

24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 달에 평균 10억 달러가량을 매수하며 한 주에 평균 2억~3억 달러를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환시의 '큰 손' 국민연금이 완전 환 오픈을 하면서 스와프 시장에서의 롤오버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해외 투자 관련 달러는 대부분 마 시장을 통해 거래됐다.

전 영업일의 가중 평균 환율인 마를 기준으로 거래를 할 경우 회계 처리가 쉽고 장중 달러-원 환율 변동성에 영향을 받을 필요가 없어서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국민연금 물량은 마 시장에서 대부분 소화된다"며 "실제로 달러-원 스팟 시장에서 가격 영향은 거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국내 3대 연기금이 환 헤지를 줄이는 추세다.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헤지 대상 금액은 지난 1월 말 기준 241억9천만 달러다. 환 헤지 비율은 0%다.

국민연금은 자산 투자가 특정 통화에 집중되지 않도록 달러화와 유로,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4개국(G4) 통화 블록을 포함해 통화 블록별 비중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통화 블록별 비중은 G4 블록(USD, EUR, JPY, GBP) 80~100%, 달러 블록(CAD, AUD, NZD) 0~15%, 유럽 블록(CHF, NOK, SEK) 0~5%, 신흥국 및 기타 블록 0~5%로 구성됐다.

이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전략 및 추진과제 중 '외환 통합관리 체계마련' 과제에 따른 실행 계획 개념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외환 익스포저(위험노출)가 특정 통화에 집중되지 않도록 전략적 통화구성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환율 전망을 고려해 통화 종류별 보유 비중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점차 하방 경직성을 나타낼 수 있겠으나 거래량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과 주요 대기업의 물량이 마 시장에서 대부분 처리되면서 장중 얇은 호가대에 대외 재료에 더욱 민감해질 가능성도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국민연금이 마에서 달러를 사고 삼성전자가 팔면서 보통 '파'로 수렴한다"며 "국민연금의 환오픈으로 서울환시에서 셀 사이드, 바이 사이드가 모두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환시 변동성이 많이 죽었다고 하지만 서울환시는 그 중 손에 꼽히는 수준"이라며 "최근 배당 관련 역송금 수요가 가격 변수로 크게 불거진 것도 전체 거래량이 줄어든 것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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