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가 되려면 과거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CNBC는 23일(현지시간) 허먼 케인의 연준 이사 낙마와 관련해 연준의 자리를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측근으로 채우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롬니 의원의 벽에 부딪혔다고 분석했다.

앞서 케인이 연준 이사에 오르는 것에 공화당 상원의원 4명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 케인의 연준 이사 지명안이 상원 인준을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졌다.

결국 케인은 연준 이사 지명 절차를 더는 진행하지 않겠다며 대통령에게 이러한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인의 지명에 반대한 네 명의 의원 중 대표적 인물이 롬니 의원이다.

롬니는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기간에도 트럼프의 행보를 자주 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날을 세운 바 있다.

이달 초 롬니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연준 이사는 우선 경제학자이어야지 당파적 인물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심은 정계 밖에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경제적 수장은 당파적 수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롬니는 자신이 원하는 연준 이사의 기준을 정확히 설명한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정치적 성향의 인물을 연준 이사에 지명하려하다면 롬니의 반대에 부딪힐게 자명해 보인다.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스티븐 무어 연준 이사 지명자도 현재 정치 편향성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무어는 또 과거 여성에 대해 성차별적인 내용의 칼럼을 여럿 게재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쉬나 구하 글로벌 정책 담당 헤드는 보고서에서 롬니가 트럼프 행정부의 과잉을 막고,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연준이 과도하게 정치화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롬니의 기준, 즉 경제학자가 우선이고, 차선은 당파주의자라는 기준으로라면 무어 역시 연준 이사로 배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하 헤드는 트럼프가 지속해서 연준의 독립성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며 만약 이러한 상황이 지속하면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롬니와 다른 친시장주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효과적인 문지기(gatekeeper)'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아닌지는 시장이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공격을 가격에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롬니 의원 이외에도 공화당의 케빈 크라머, 리사 머코스키, 코리 가드너 의원 등이 케인 인준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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