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7개월만에 1,150원 뚫어

1년10개월만에 최고치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장중 1,150원을 상향 돌파했다. 달러 수요 급증과 변동성 확대에 따른 역외 숏커버 물량 등이 달러 강세 이유로 꼽혔다.

24일 서울 환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오후 12시 38분께 전일 대비 8.30원 오른 1,150.10원까지 급등하며 지난 2017년 7월 6일 1,157.90원 이후 1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께 호주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기점으로 빠르게 오르기 시작해 오전 중 연고점을 경신했고, 유동성이 약화된 점심시간에는 1,150원 선을 뚫고 올라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호주 지표를 기점으로 달러-원 환율이 급상승했다면서도 환율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 달러 강세로 인한 달러 수요 급증과 급격한 변동성 확대로 인한 역외 숏버커 유입 등을 꼽았다.

◇글로벌 달러 강세 재료 만발

최근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경기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점은 글로벌 달러 강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날 호주의 1분기 CPI는 전년 대비 1.3% 상승하며 호주중앙은행(RBA)의 목표치인 2~3%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RBA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격히 커지며 글로벌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미국의 이란산 석유 수입 제한도 달러 강세를 부추긴 요인이다.

국내 수출 지표가 부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가 상승까지 겹치며 무역수지 흑자 감소에 대한 우려 등 국내 펀더멘털 우려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도 1% 이상의 낙폭을 나타냈다.

A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기본적으로 국내 펀더멘털이 약세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면서 "미국의 이란 원유수입 제재, 반도체 업황 둔화, 수출 역성장 등 달러-원 환율이 오를 여건이 마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B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한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 같은데 미국은 호조를 나타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표 간 예상되는 간극이 있고 이 부분이 달러-원에 선반영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수급과 역외 숏커버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수급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4월 중 배당금 이슈로 역송금 수요가 누적된 가운데 1,130원대 후반~1,140원대 초반에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나왔다.

이들은 급한 달러 매도 물량이 처리됐고 달러-원 환율도 급격히 오르고 있어 수출업체도 현 수준에서 네고 없이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역외 세력의 추격매수도 달러-원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을 키웠다.

B 딜러는 "1,145원 수준에서 역외의 비드 수요가 따라오면서 올라왔다"면서 "역외 쪽 큰 달러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C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이 연고점을 뚫다 보니 역외 세력이 추격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1,150원을 한번 터치한 상황이라 위로 더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원 향방은…월말 수급 상황 지나야 가늠

환시 참가자들은 일단 4월 말까지는 수급상 결제 수요가 대기하고 있다며 월말이 지나고 급한 수급이 해결된 후에야 달러-원 환율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복합적으로 달러 강세 재료가 많은 상황이라 쉽사리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A 딜러는 "달러 수요가 묻지마식으로 많이 나왔다"면서 "현 레벨에서 숏을 잡기는 어렵고 롱플레이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 딜러는 "달러-원 방향은 일단 위쪽으로 열어둔다"며 "4월 급한 수급이 지난 후 다시 판단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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