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외국인 주식순매수와 기업실적 기대로 유지되던 코스피 2,200선이 경기 둔화 우려에 무너졌다.

미국 기업실적 호조와 정부의 6조7천억원 추가경정예산 추진에도 투자심리는 국내 경기여건이 그리 밝지 않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후 1시57분 현재 전일대비 1.19% 하락한 2,194.11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가 2,190선으로 되밀린 것은 지난 4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코스피200선물 1만계약 이상 매도

이는 그동안 코스피를 떠받치던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97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코스피200선물에서 1만1천계약(약 8천287억원) 어치를 팔았다.

올들어 순매수 기조를 이어오던 외국인의 행보와 180도 다른 움직임이다.

증시 참가자들은 미국 기업 실적과 국내 기업 실적이 나오면서 양국의 경기 온도차가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봤다.

전일 미국의 코카콜라, 트위터 등의 기업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로 치달았다.

이날 국내 기업의 실적 발표는 좀 달랐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1천32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3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서 투자 심리에 타격을 줬다.

포스코도 1분기 영업이익이 1조2천2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19.1% 줄었다.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 8천249억원으로 전년대비 21.1% 올랐지만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지는 않은 수준이었다.

달러-원 환율이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점도 취약한 국내 경기를 반영했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 조치 중단 선언과 함께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오르자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추가경정예산(추경) 역시 증시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개장전 발표된 정부의 미세먼지와 경기 부양을 위한 6조7천억원의 추경이 사실상 국내 경기를 일으키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 탓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추경안이 5월 국회를 통과하면 성장률을 0.1%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세계 경제성장 둔화가 가파르고 수출 여건이 어려워서 추경으로 2.6% 달성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증시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매수보다 몸을 움츠리고, 차익실현에 나서는 양상을 보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실적이 좋아 초반에는 증시 분위기가 좋았지만 국내 기업실적 발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오면서 증시 흐름이 돌아섰다"며 "외국인이 코스피200선물을 1만계약 이상 팔고, 달러-원 환율도 연중 최고치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이 취약하다는 점을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고, 반도체 실적도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에 추가 하락은 2,140~2,150선에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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